[TF초점] KT 회장 임기 'D-1년' 무거워진 어깨

황창규 KT 회장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 관련 청문회에 참석한다. /더팩트 DB

KT, 아현동 화재 청문회 질의공세 이어질까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퇴진 의사를 밝힌 황창규 KT 회장의 마지막 1년이 잇단 악재로 시끄럽다.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청문회가 예고된 데다 특혜 채용에 대한 수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가시밭길' 속에서 임기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 달 4일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해 명확한 원인과 시설 등급 논란 등을 묻기 위해서다. 청문회 실시계획서는 27일 전체회의에서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과방위원들은 아현지사 화재 원인, 시설물 관리부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관리·감독 소홀 등을 면밀하게 따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이 지난달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을 환풍기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명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특히 앞서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 당시 황창규 회장은 보상협의체와 협의해 신속한 보상에 나서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야 의원들은 황 회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실제로 황 회장은 지난 1월 과방위 전체회의에 한 차례 불려 나가 아현지사 화재 보상 문제에 관한 질의에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소상공인과 지자체가 모여 보상협의체를 구성했고, 협의체 의견에 따라 적극적으로 모든 보상 부분을 대응해나갈 계획이다"고 답변했지만, 여야 의원들은 "(황 회장이) 책임을 거의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더팩트 DB

정치자금 불법후원 혐의 의혹 등 KT를 향한 수사 당국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 회장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일정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에 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한 황 회장으로서는 수장으로 몸 담고 있는 KT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특혜 채용' 이슈 중심에 섰다는 것 자체가 껄끄러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 매듭이 지어지느냐에 따라 '퇴진 의사'까지 밝힌 황 회장의 마지막 임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재가 이어지면서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황 회장의 퇴진 의사를 두고 '용퇴'가 아닌 '떠밀리기식'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회장은 오는 2020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황 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2019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사실상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황 회장은 폐막 직후 열린 현지 기자간담회 당시 "IT 기업을 6년이나 이끈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며 "앞으로 KT를 이끌 사장단, 부사장단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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