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앱 '토스'·'뱅크샐러드'에 은행·보험사 '러브콜'
[더팩트|이지선 기자] 핀테크 기업이 '금융 혁신'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 등 전통적 금융사들도 핀테크와 '손잡기'에 열을 올리는 데다 금융당국도 핀테크 회사들에 기존 금융사들의 업무를 위탁하고, 은행권 공동결제시스템을 전면 개방하고 나서면서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와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금융사와 손을 잡고 있다. 특히 카드사, 보험사를 넘어 시중은행들도 핀테크 애플리케이션 운영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나섰다.
먼저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통해 계좌 통합조회나 신용조회, CMA 연계 및 체크카드 발급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보험대리점업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사업성을 입증해 '핀테크'의 상징처럼 여겨져왔다.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2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최근 비바리퍼블리카는 신한금융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전에 뛰어들어 은행업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혁신성과 창의성에 신한금융의 노하우와 안정성을 더해 더 새로운 금융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서 한국토스은행 상표를 출원해 심사를 받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주목받는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은 '뱅크샐러드'다. 뱅크샐러드 운영사 레이니스트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세워 앱 출시 9개월 만에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겼다. 가입자 수 역시 64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대폭 늘었고, 고객 연동 관리 금액은 10조 원에서 87조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레이니스트는 지난달 25일 우리은행과 손잡고 새 자산관리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자체 모바일뱅크 '위비뱅크'에서 뱅크샐러드처럼 전 금융사의 거래내역과 자산 현황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이미 ▲신한카드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업무제휴를 맺었고, 올해는 ▲교보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캐피탈 ▲현대해상 ▲DB손해보험과도 MOU를 마쳤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전통적인 금융사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맺는 이유는 젊은 세대를 더욱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함이다. 2030 세대가 모바일 금융플랫폼을 즐겨 사용하면서 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을 펼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일례로 수협은행이 토스 채널을 통해 판매한 자유적금은 누적 계좌 수 26만 좌를 넘어서면서 '히트'를 쳤고, 뱅크샐러드를 통한 카드 발급 수는 월평균 5000장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상품의 마케팅 채널로서 핀테크 앱이 톡톡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핀테크 사에 대한 '적극 지원'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지난 4일에도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의 핵심 금융서비스를 위탁받아 수행할 수 있는 지정대리인 신청을 받았다. 2차로 선정된 기업은 ▲비바리퍼블리카(SC은행) ▲팝펀딩(IBK기업은행) ▲마인즈랩(현대해상) ▲핑거(NH중앙회) ▲크레파스솔루션(신한카드) 등이다. 이들은 최대 2년 동안 금융사의 핵심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게 된다.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핀테크의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금융 변혁이 이어지면서 마이데이터 금융 분야 시범사업인 뱅크샐러드에 대한 관심도 상승하게 되는 것 같다"며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금융권의 API 개방 정책이나 규제 샌드박스 등의 혁신적인 정책들 덕분에 핀테크 사업 환경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