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 계열사 세아베스틸·세아특수강, 각각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70.3%, 43.9% 감소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철강업체 세아그룹이 핵심 계열사의 수익성 부진에 고심을 앓고 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이 지난해 원재료값 상승에 따라 전년대비 매출은 견조한 성과를 올렸지만 판매량이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향후 업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세아그룹의 올해 수익성 회복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세아그룹 핵심 계열사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먼저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영업이익 559억 원, 당기순이익 248억 원을 올릴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영업이익 1885억 원, 당기순이익 1372억 원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각각 70.3%, 81.9% 감소한 결과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무려 4.47%포인트 감소한 1.7%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세아베스틸의 지난해 영업이익 급락 원인은 특수강 제품의 원재료값 상승에 따른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인한 철스크랩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주요 제품의 원가가 상승했고, 자동차, 건설 등 국내 주요 거래사들의 산업 침체로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 등이 악재로 다가왔다. 대한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철스크랩 가격은 kg 당 416.9원으로 2017년(349.1원)보다 16% 올랐다.
또한 세아베스틸은 세아그룹 내 계열사 중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부진은 뼈아픈 상황이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매출 3조278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3조553억 원)과 2016년(2조5311억 원)보다 매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종속기업인 세아창원특수강의 매출도 반영됐지만 매출원가율 상승세를 잡지못하면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룹 내 매출 3위 업체인 세아특수강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세아특수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7억 원, 당기순이익 11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43.9%, 53.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2.7%로 전년보다 2.1%포인트 감소했으며 매출도 0.9% 줄어든 7236억 원으로 전망됐다. 2010년 매출 5000억 원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업황 부진으로 성장세가 더딘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양 사의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제철이 특수강사업에 발을 들이며 경쟁업체로 떠오르며 부담을 안기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미국과 일본의 견조한 내수시장 상황과 중국발 특수강 제조량 증가 등 변수가 여전하다.
특히 양 사의 수익성 부진은 그룹 내 지주사 역할을 하는 세아홀딩스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의 지분을 각각 58.94%, 68.70% 보유하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5조1769억 원, 영업이익 117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7.2% 감소하며 수익성이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8.8% 급락한 659억 원에 그쳤다. 그룹 내 매출 1, 3위를 달리는 업체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지주사의 수익성마저 무너질 우려가 있어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편 세아홀딩스는 故 이운형 세아그룹 선대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및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자 14인이 지분 총 89.98%를 가지고 있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이태성 이사가 35.12%,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아들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17.95%, 이순형 회장이 12.66%, 이운형 창업주의 부인 박의숙 세아홀딩스 부회장이 10.65%의 세아홀딩스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계열사의 수익성 부진은 국내외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아 원재료 가격 인상과 판매량 감소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올해에도 국내 수요산업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외부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철강제조산업 내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술 개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극복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