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입맛에 업그레이드·포장지는 '추억 소환'
[더팩트|이진하 기자] 아이스크림부터 과자, 빵, 우유 등 다양한 제품이 재출시되면서 식품업계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과거를 그리워하기보다 새로운 소비 트레드로 부각된 '뉴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외식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는 '뉴트로'는 뉴(New, 새로운)와 레트로(Retro, 복고)의 합성어로 젊은 세대가 익숙하지 않은 옛것을 새롭게 느끼면서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최근 유통업계는 옛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세대와 옛 감성을 추억하는 기성세대를 공략한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단종됐다가 재출시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옛 감성을 살린 패키지를 사용했다. 여기에 맛은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것이 특징이다.
롯데푸드는 7일 2011년 단종됐던 '별난바'를 재출시 한다고 밝혔다. 기존 별난바에는 일반 캔디를 적용했지만, 이번에 새롭게 출시되는 별난바는 탄산캔디를 적용해 현대적으로 맛을 업그레이드했다. 또 커피 아이스크림은 디카페인 커피 원료를 사용해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SPC 삼립에서 1980년대 출시했다가 단종된 '우카빵'과 '떡방아빵'을 재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1980년대 패키지를 그대로 재현했으나 맛은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과거에는 빵 속에 우유 커스터드 크림만 넣었다면 재출시된 제품은 빵 안에 찹쌀떡을 통째로 넣어 쫀득한 식감을 가미했다.
남양유업의 '남양3.4 우유맛 스틱' 출시도 과거 추억을 소환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이 상품은 80~90년대 동전 몇 개로 즐기던 자판기 우유 맛을 재현한 상품이다. 특히 남양유업의 초창기 대표 상품인 '남양3.4 우유' 제품 패키지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별뽀빠이 레트로'를 선보였다. 별뽀빠이 출시 47주년을 기념해 복고 디자인을 적용한 레트로 뽀빠이와 뽀빠이우유 2종을 한정판 출시한 것이다. 1980년대 사용했던 삼양식품 로고와 글자체를 그대로 재현해 추억을 소환하며 인기를 끌었다.
라면업계도 뉴트로 흐름에 동참했다. 농심은 지난달 1990년대 단종됐던 '해피라면'을 30여년 만에 재출시했다. 80년대 농심의 주력 라면으로 1982년 출시됐으나 신라면의 등장과 함께 단종됐다. 이 제품을 기억하는 40~50대의 시선을 끌기 위해 과거 해피라면 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했다. 더불어 가격도 700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이라 10년간 가격 동결을 하고 있는 진라면 (750원)과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 팔도도 뉴트로 감성을 담은 제품을 출시했다. 팔도의 인기 제품인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괄도네넴띤'을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이 제품은 SNS상에서 유행한 신조어로 일명 '야민정음'을 적용한 이름이다. 맛은 기존의 라면과 달리 매운맛을 강조했고, 패키지는 뉴트로 감성에 맞도록 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재출시되는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개발 끝에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맛으로 내용물을 업그레이드하고, 패키지는 과거의 것을 그대로 살려서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장치로 사용한다"며 앞으로 이런 뉴트로 감성을 겨냥한 제품 출시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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