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혼탁선거' 비판에 '선거제도' 탓?

4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본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김기문 회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여의도=정소양 기자

김기문 회장 측근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 등 금품 제공 혐의로 검찰 수사 진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번 선거는 매우 과열되고 치열했으며, 오해가 발생한 부분들이 많았다"며 "중기중앙회의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기문 회장이 당선된 이번 선거에서 5명의 후보자들이 출마, 표심을 얻기 위한 과열 혼탁 양상이 보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김기문 회장은 오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본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취임식에는 부회장·이사단을 포함해 200여명의 중기중앙회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김기문 회장은 "김기순 선관위원장 역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며 "시대가 바뀌면서 유권자와 이사장들의 의견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논란이었던 '혼탁선거'를 의식해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기순 중기중앙회 선관위원장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예비 후보 등록 제도도 없는데다 선거운동 기간마저 20일로 짧은 반면 선거 대상 지역은 전국이어서 자신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이런 혼탁양상이 생긴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공직선거 제도처럼 선거운동원 등록제도가 없다 보니 후보측 사람이 금품을 살포하더라도 후보가 책임을 지지 않는 맹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문 회장 측근들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취임식이 끝난 후 김기문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이사장단들은 임직원 200여명과 악수하며 상견례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의도=정소양 기자

김기문 회장은 취임식에서 "중요한 것은 중기중앙회에는 여·야가 있는 것이 아니라 회장을 선출하면 하나로 뭉쳐 중소기업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처음 중기중앙회에 들어와서 별명이 '김대리'였다가 나갈 때 '김회장'으로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며 "마지막에 박수 받으며 임기를 마치는 것이 소망이다. 여러분도 저와 같이 박수 받는 중기중앙회로 발전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에는 중소기업을 위해 섬세하게 일을 찾아서 중소기업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게 일하겠다"며 "같이 주인의식을 갖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각오를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취임식을 마치고 김기문 회장과 이사장단은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상견례 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기문 회장은 이날 첫 공식일정으로 경기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 소재 금형 중소기업을 방문한 것 역시 '스킨십 경영'의 일환으로 비춰진다.

김기문 회장은 이날 오전 반월산업단지 인근에서 수십 년째 사업을 해오고 있는 뿌리산업 중소기업대표들을 만나 생생하고 솔직한 현장의 애로를 직접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과열되고 오해가 발생한 부분이 많았다며 중기중앙회의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는 김기문 회장. /여의도=정소양 기자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을 만나 "김기문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은 중소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온 것이었다"며 "첫 행사에서 2시간 넘게 긴 토론을 하는 등 진지한 자세로 현장의 많은 애로사항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 한 달간은 내부 보고를 받으며, 국회와 업계 인사들 등을 찾아가서 인사하는 데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날 김기문 회장은 취임식 이후 공식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기자에게 "따로 인터뷰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김기문 회장 취임과 함께 이번 달이나 다음 달 중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의 처우와 복지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문 회장은 중기중앙회 최초의 3선 회장이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선거 결선투표에서 선거인단 563명 중 533명의 참여로 최종 296표(55.5%)를 얻어 당선됐다. 김 회장은 2007년부터 8년간 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연임했고 이번이 세 번째 임기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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