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부동산 신탁사 예비인가 탈락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부동산 신탁업 신규사업자 예비인가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고배를 마시게 됐다. 여러 후보 중 유일한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로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NH금융이 결국 탈락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다각화를 꾀하던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3일 금융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어 부동산신탁 신규사업자로 신영자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에 예비 인가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사는 6개월 안에 본인가를 통해 관리신탁이나 개발신탁 등 신사업을 할 수 있는 신규 라이센스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부동산신탁 인가전에는 쟁쟁한 금융사들이 참여했다. 인가전 참여 후보는 12개 사로 대부분 증권사가 주도했던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는 유일한 은행 계열 지주사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이번에 사업 인가 취득에 실패하면서 부동산신탁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던 농협금융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대형금융지주로서 자본력과 경험을 앞세웠지만 한국투자금융의 '핀테크'와 대신금융의 '공공성, 신영증권의 '혁신성'에 밀리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이 이번 인가전에 특히 공을 들였던 만큼 이번 실패가 더욱 뼈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부터 부동산신탁업을 위해 다른 금융지주사처럼 신탁사를 인수하는 계획보다는 신규 사업 인가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농협네트웍스나 NH투자증권 등 전사적으로 함께 부동산 신탁사 출범을 준비해왔다. 김광수 농협금융회장도 은행 외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강조해왔던 만큼 지난해 말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김 회장은 "리츠 운용, 부동산신탁 등 신사업을 활용한 수익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협금융 측은 "인가 사업자 결정이 난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 구체적인 다른 계획은 없다"며 "부동산신탁 외에도 여러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비은행 강화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는 계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