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 "감독당국으로서 해야 할 역할"

[더팩트ㅣ여의도=지예은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3연임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우려를 표명했다.

윤 원장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 후 취재진과 만나 금감원 간부들이 전날 하나금융그룹 사외이사들과 면담을 진행한 부분에 대해 "법원에서 진행되는 법률리스크를 잘 체크해달라고 전달한 것"이라며 "감독당국으로서 해야 할 일이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26일 오후 하나금융그룹 사외이사들을 만났다. 금감원에서는 은행 담당 부원장보, 일반은행검사국장, 금융그룹감독실장이 참석했고, 하나금융그룹 쪽에서는 윤성복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3명이 자리했다.

면담에서 금감원은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3연임시 법적인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현재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함 행장이 유죄로 결론 날 경우, 경영 상황이나 지배구조에 불안정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금감원 관계자는 전날 진행된 면담에 대해 "사외이사 면담은 민간은행 인사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면담 과정에서도 하나은행장 선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에 있음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리스크가 은행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고 은행 주인인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것뿐"이라며 "하나은행 노조 등과도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현재 지주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행장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함 행장을 비롯해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등을 후보에 올렸다.

은행 임추위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실형 등 법률적 하자 요건과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른 은행 경영능력 적합성을 검토한 뒤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한다. 이후 이사회에 승인을 받은 뒤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한다.

현재 은행 내부에서는 후보자 중 함영주 행장의 3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하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 내규에도 1심 유죄를 받은 직원은 퇴사하도록 했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행장이 연임을 시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j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