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원 규모 터키 태양광 발전소 사업 철수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한화케미칼 자회사 한화큐셀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터키 최대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 철수한다. 지난해 4월과 8월 각각 중국 태양광 웨이퍼사업과 미국 유가증권거래소(나스닥)에서 철수한 후 또다시 사업 규모를 축소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투자규모 13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달했던 터키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서 철수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한화케미칼은 이달 20일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화큐셀의 터키 태양광 사업 철수 비용은 약 39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지난 2017년 터키 에너지업체 칼리온에너지와 지분 구조 50대 50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터키 정부가 주도하는 카라프나르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터키 중부에 위치한 코니아주 카라프나르에 1000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운영하는 사업으로 터키 내 최대 태양광발전소일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이 수주에 참여한 태양광 발전소 중 최대 규모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이 터키 경제 상황에 따라 지연되자 결국 한화큐셀은 사업에서 철수 결정을 내렸다.
한화큐셀의 해외 태양광 사업 철수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4월 2017년 실적발표 공시를 통해 중국에서 가동중이던 950MW 규모 태양광 웨이퍼(기판) 설비 공장을 폐쇄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한화케미칼은 중국 태양광 공장 폐쇄에 따라 2017년 실적에 손상차손으로 5050만 달러(약 540억 원)를 반영했다.
미국 증권 시장에서 한화큐셀의 위상이 악화되는 계기가 됐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8월 나스닥에서도 손을 뗐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은 당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라 자국 기업을 제외한 외국계 태양광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같은 한화큐셀의 사업 축소는 한화케미칼의 지난해 실적을 반토막나게 한 주범이 되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3.2% 줄어든 354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화큐셀이 담당하고 있는 태양광 부문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10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2016년 태양광 부문에서만 212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큐셀은 잇따른 해외 사업 철수에 대해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응해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태양광 사업 업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태양광 사업 규모를 무리하게 늘렸다가 향후 역풍을 맞을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해외 사업 철수는 글로벌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둔 것"이라며 "올해에는 손실을 털어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사업은 향후 태양광 수요 확대 전망을 보이는 유럽과 미국 시장 중심으로 재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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