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치질치료제 시장 판도 바꾼 동국제약 '치센'에 도전장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먹는 치질약의 등장으로 치질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을 놓고 동국제약과 일동제약이 경쟁에 돌입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18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경구용 치질치료제 '푸레파베인 캡슐'을 출시하고 기존 '푸레파인 시리즈'의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이로써 일동제약은 기존 '먹는 치질약' 시장을 장악한 동국제약과 경쟁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출시된 경구용 치질치료제 '푸레파베인캡슐'은 기존 '푸레파인' 시리즈의 라인업이 확대된 것"이라며 "시리즈 라인업 강화로 마케팅을 할 경우 소비자들이 인지하기도 좋고 기존 제품의 브랜드 파워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치질 환자의 58% 가량이 항문 내부의 점막조직과 항문 주변 피부조직에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먹는 약뿐 아니라 좌제와 연고를 함께 사용하는 등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는 것이다. 일동제약의 푸레파인 시리즈의 경우 세 가지 제형을 모두 갖추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현대인들의 식습관 등에 의해 치질 발병률이 높아지며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푸레파베인 캡슐 출시와 함께 푸레파인 연고 및 좌제에 대한 TV광고 '참지 말고 푸레파인, 아임 파인 푸레파인' 편을 선보이며 치질치료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이 이번에 출시한 경구 치질치료제 '푸레파베인캡슐'은 기존 브랜드 '푸레파인'과 정맥을 뜻하는 '베인(vein)'을 조합한 것으로, 치질약 시리즈로서 통일감을 주는 한편, 항문 주위의 정맥혈관에 작용하는 제품 속성을 나타냈다.
푸레파베인캡슐은 식물성 플라보노이드인 디오스민(300mg)이 주성분으로 치질, 정맥류, 정맥부전, 정맥염후증후군에 의한 하지중압감, 통증, 부종 등의 개선에 효능효과를 지닌다. 연구 문헌에 따르면, 유효성분인 디오스민은 정맥혈관의 탄력 개선, 림프 순환 개선, 모세혈관 투과성 감소 작용을 통해 치질 증상을 완화한다.
동국제약은 기존 연고형과 좌약식 치질약이 장악하던 치질약 시장을 2017년 7월 먹는 형태의 치센 캡슐을 내놓으며 시장지형을 1년 만에 뒤바꿔 놓았다. 특히, 동국제약이 '치센 캡슐'을 발매한 후 치질 일반의약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등 관련 시장의 판도를 바꿔놨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치질 일반의약품 시장은 전년 대비 약 53% 성장(2018년 3분기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에 '먹는 치질약' 시장은 234% 급증했는데, 간편한 복용법과 증상 개선 효과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반해 연고제와 좌제 제형은 -4% 감소해 정체를 보였다. 치질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먹는 치질약의 점유율은 약 24%에서 52%로 증가해 기존 연고형과 좌약식 치질약 시장점유율을 역전하는 대이변을 낳았다.
지난해 동국제약이 치센 캡슐을 통해 거둔 매출만 40억원을 훌쩍 넘었다. 일반의약품으로 출시 1년 만에 이 같은 매출 규모를 기록한 경우는 제약업계에서도 드물다.
업계는 무엇보다 동국제약에 앞서 10여 년 전부터 8개 제약사가 먹는 치질약을 판매했지만 관련 시장에서 점유율이 20%에 그치던 상황에서 동국제약이 신제품을 출시한 지 1년 만에 시장 판도를 바꿔버린 저력을 높게 평가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국제약 '치센'은 치질 치료제 시장 판도 바꿔놓은 제품으로 이미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이번에 출시된 일동제약의 '푸레파베인캡슐'이 관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보다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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