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최종현학술원 주관 '한미중 3국 컨퍼런스' 참석
[더팩트ㅣ강남구=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동남아시아 시장 대규모 투자와 관련, 투자처를 묻는 말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은 14일 오전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설립한 '최종현학술원' 출범을 기념하는 '한미중 3국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컨퍼런스가 열린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최태원 회장은 동남아 시장 대규모 투자 배경과 향후 투자처를 묻는 말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앞서 SK그룹은 동남아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설립한 'SK동남아투자회사'를 통해 초기 5억 달러 출자에 이어 5개월 만에 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말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SK㈜·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 E&S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동남아 사업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SK동남아투자회사가 지난해 설립되자마자 한 달여 만에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이번 추가 투자 역시 현지 기업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동남아 투자와 관련해 말을 아낀 최태원 회장은 '한미중 3국 컨퍼런스' 축사를 맡아 '최종현학술원' 설립 이유와 컨퍼런스 개최 취지 등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최종현학술원'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학술적으로 중심 역할을 할 계획이다. 동북아 지정학적 리스크를 파악하고, 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나가는 '학술 허브'가 될 것"이라며 "또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과학 혁신이 우리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등에 대한 연구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현 선대 회장은 기업인 또는 정치인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교육자이기도 했다"며 "1000여 명의 박사 학위 소지자를 재단을 통해 배출하는 등 많은 지식인을 양성한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을 통해 학술적 솔루션을 도출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자들이 모여 동북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한미중 3국 컨퍼런스'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5개 세션과 본회의 등으로 진행된다. 세션 분야는 미중 무역 관계, 한반도 평화, 동북아 전환기 대응 전략, 동북아 무역과 경제적 긴장, 과학 혁신과 영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