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삼성 화학3사 인수 3년…올해 투자금 절반 회수할까

롯데그룹이 삼성 화학 계열사 및 사업부문을 인수한 지 3년 만에 당시 투자금의 절반을 인수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DB

정밀화학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첨단소재·비피화학도 상승세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롯데그룹이 인수한 삼성 계열 화학사 3곳(롯데정밀화학·롯데첨단소재·롯데비피화학)이 간판을 바꾼 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인수 당시 롯데가 출자했던 2조8000억 원의 투자금을 3년 만에 절반 가량 회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은 롯데그룹이 삼성 계열 화학사를 인수한 지 3년 째 되는 해이다. 롯데는 2015년 10월 삼성SDI의 화학 계열사와 화학사업부문 등을 2조8000억 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발표하고 2016년 2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화학업종의 불확실성 등에 따라 롯데가 인수 작업에 지출했던 비용을 회수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인수 3년이 지난 현재 이들 3사(롯데정밀화학·롯데첨단소재·롯데비피화학)는 롯데그룹의 화학 포트폴리오 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상장사로 독립해 운영되고 롯데첨단소재와 롯데비피화학은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밑에서 성장했다.

특히 이들 3사는 인수 직후인 2016년부터 2년 간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총 7878억 원에 달한다. 3사가 롯데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5년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2642억 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예상을 뒤엎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롯데가 이들 3사를 인수할 때 금액 중 절반인 1조4000억 원을 3년 만에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3사가 지난해와 올해 622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면 가능한 이야기다.

롯데정밀화학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자회사로 있는 롯데첨단소재와 롯데비피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주목된다. /더팩트DB

◆ 롯데정밀화학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첨단소재·비피화학도 알짜배기 계열사로 '우뚝'

먼저 롯데정밀화학은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롯데정밀화학은 2018년 영업이익을 잠정 집계한 결과 20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도 1조371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5.36%에 달한다. 직전 해인 2017년에는 매출 1조1595억 원, 영업이익 1111억 원만을 거뒀다. 1년 만에 영업이익은 81.5% 늘어났고 영업이익률은 5.78%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특히 롯데정밀화학이 삼성에 있을 때 적자를 면치 못했던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롯데정밀화학은 2014년 매출 1조2105억 원, 영업손실 244억 원을 거두며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2015년 영업이익 26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이후 롯데에 인수됐고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올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와 롯데비피화학의 상승세도 주목된다. 양 사는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실적에 포함된다. 롯데케미칼은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첨단소재와 롯데비피화학이 지난해 3분기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호실적을 이끌었던 알짜배기 자회사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지난해 연간 실적에도 상승세가 도드라졌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첨단소재와 롯데비피화학의 올해 초 적극적인 투자 행보도 양 사의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난달 터키 1위 엔지니어드스톤(인조대리석) 제조업체 벨렌코를 인수했다. 롯데첨단소재는 벨렌코 인수를 통해 약 800억 원의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롯데첨단소재는 전남 여수공장에 9만 매의 엔지니어드스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비피화학은 지난달 울산공장에 1800억 원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증설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울산공장의 유휴부지 약 2만8000㎡에 초산과 초산비닐의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투자다. 올해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800억 원을 투자한 후시험가동을 거쳐 2021년 1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롯데피비화학도 이를 통해 8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에서 연매출 1조원 대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 계열 화학 3사가 삼성에서 이름을 바꾼 후 성장한 것은 석유화학 업황이 좋아진 영향도 크다. 다만 롯데가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화학사업을 안정시킨 것도 실적 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올해 유가가 상승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올해 경영 성과를 어떻게 낼지에 따라 인수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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