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지난해 실적 부진에 기대감 커지는 배터리 사업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28조1830억 원, 영억이익 2조2461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더팩트DB

LG화학 "전지·소재 등 비화학부문 투자 지속할 것"

[더팩트 | 이한림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새 23.3% 줄어들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사업이 글로벌 불황에 타격을 입은 결과다.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연간 영업이익이 2조24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3% 감소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조18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올랐지만 당기순이익은 24.9% 감소한 1조519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오르는 데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구조가 도드라졌다. LG화학의 2018년 4분기 실적을 공시 자료를 토대로 추산하면 매출 7조3427억 원, 영업이익 2896억 원이다. 2017년 4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4.2%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절반 가량인 52.9%가 깎인 결과다.

LG화학의 이러한 매출과 영업이익의 역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석유화학사업 불황에 따른 석유제품 시황 부진을 가장 큰 원인이다. 다만 매출은 지난해 초 LG화학이 수립했던 목표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신사업에 해당하는 전지사업부문에서 나름 쏠쏠한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당초 지난해 매출 목표를 26조9000억 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올린 매출 7조3427억 원의 경우 사상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이다.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규모 현황. /LG화학 제공

또한 증권업계는 LG화학이 지난해 전지사업부문에서 6조5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화학이 이날 공시한 연매출 중 4분의 1 가량을 신사업에서 올린 셈이다. 또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 사업은 일반적으로 수주 후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2~3년 여가 걸리기 때문에 사업 구조 상 지난해 매출 신장에는 도움이 됐으나 영업이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지난해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증설 등 전지 부문에서 40조 원 이상의 신규 수주에 기록하며 수주 잔액이 85조 원을 넘었다"며 "2017년 2분기 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당시 6분기 만에 흑자 전환됐던 '골칫거리' 전지사업부문이 내년쯤이면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효자'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이 좋지 않아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감소한 결과다"며 "올해에는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 사업과 자동차 소재 부문 등 비석유화학 부문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경기 불황에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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