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日 협력업체 "위안부 후원 브랜드 가방 금지령 내려" 논란

국내 항공사의 일본 협력업체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브랜드 마리몬드 가방을 들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항공사 측 "외주업체는 본사와 무관"

[더팩트 | 김서원 인턴기자] 국내 항공사 A가 일본 협력업체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브랜드 '마리몬드' 금지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29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A의 일본 아웃소싱 업체 FMG가 최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지상직 직원들에게 근무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브랜드 '마리몬드' 가방을 들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FMG 소속 매니저는 직원 수십 명이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에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을 때는 마리몬드 브랜드 가방을 소지하지 말아 달라"며 "회사는 정치적·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내 항공사 A측은 29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FMG의 마리몬드 가방 금지령 논란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항공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FMG에 외주 업무를 맡겼을 뿐, 전혀 무관한 다른 회사라 항공사 차원에서 달리 할 말이 없다"며 "우리만 FMG에 외주준 것도 아니라 우리 회사와 직접적으로 엮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해당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업계에 따르면 FMG는 국내 여러 항공사를 비롯해 베트남 항공사, 러시아 항공사 등과도 업무 계약을 맺고 있다. FMG는 공항에서 승객 운송·수화물 상하역 등 공항에서 해야할 용역을 제공하는 지상조업 업체이다. 국내 항공사 A는 FMG에 일본 나리타공항 카운터에서 항공사 티켓 발권 업무를 맡겼다고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11월 FMG에 입사해 일본 지바현 나리타공항에서 국내 항공사 A의 지상직을 배정받은 한국인 B씨는 마리몬드 에코백을 들고 다녔다는 이유로 담당 매니저로부터 지적을 당했다.

B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구호가 적힌 것도 아닌데 단지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회사 가방이라고 못 들게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느꼈지만 입사 1년 내 퇴사하면 한 달치 월급보다 많은 위약금을 물게 한 고용 계약 때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며 "일본인 상사들이 지속적으로 아직도 가방을 바꾸지 않았느냐"고 지적해 결국 가방을 쇼핑백에 넣어서 갖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입사 전 사측이 외국인 노동자 비자를 받아줬으니 위약금 조항을 감수하라고 강요했다"며 "일자리를 구해야 했기 때문에 사측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호소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saebyeo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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