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제3 인터넷은행, 출범 무산되나…흥행 부진 이유는

21일 금융권과 ICT업계 등에 따르면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는 제3 인터넷은행 사업 불참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 DB,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인터파크·NHN엔터 등 제3 인터넷은행 불참하기로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의 뒤를 이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추진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규제 등을 이유로 인터넷은행 참여에 주저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금융권과 ICT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3일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연다. 금융당국은 예비인가, 본인가 심사 등을 거쳐 인터넷은행을 최대 2개까지 신규 인가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부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제3 인터넷은행의 유력한 사업자 후보로 꼽히던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가 사업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5년 인터넷은행 신규 허가 당시 아이뱅크 컨소시엄으로 사업에 도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금융권에서는 키움증권만 인터넷은행 진출을 공식화한 것 외에 잠잠한 분위기다. 농협은행 역시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고, 신한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ICT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네이버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 라인이 대만과 일본에서 인터넷은행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다소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지난 2017년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했다. /더팩트 DB

제3 인터넷은행이 벌써부터 '흥행 부진' 조짐을 보이는 주된 이유로는 '과도한 규제'가 꼽힌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 햇수로 3년이 됐지만 각종 규제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KT,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지만,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최대 10%(의결권 행사 4%)로 제한하는 '은산분리'에 묶여 최대주주로 오르지 못했다. 이는 자본확충 등에도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지난해 9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이 통과되면서 뒤늦게야 상황이 나아졌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는 34%까지 올라간 상태다. 하지만 규제 완화가 더디게 진행된 데다 금융업에 대한 규제가 강한 만큼 기업들이 인터넷은행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핀테크가 발전하면서 간접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인터넷은행의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시스템이 발달하고 있고, 간섭이 심한 은행업보다 핀테크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기 '메기 효과', '혁신' 등에 대한 기대감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각종 규제 등으로 열풍을 이어가긴 역부족이었다"면서 "인터넷은행 외에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하게 마련된 만큼 스타트업 기업 등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핀테크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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