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타이틀 스폰서·한화생명 팀 창단에 "이례적" 반응
[더팩트ㅣ최승진·이지선 기자]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 3층 롤파크. 이곳에선 '2019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2019 롤챔스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눈길을 끈 것은 사상 첫 '개막 미디어데이' 외에 내로라하는 금융권 업체들이 직·간접적으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금융권이 앞다퉈 e스포츠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4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팀을 창단하고 나선 데 이어 우리은행은 2년간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한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10·20세대 대표적인 문화인 e스포츠에 관심을 두는 것은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금융권이 e스포츠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까닭은 뭘까. 사연을 알아보니 이랬다.
이들 업체의 공통된 입장은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특화 마케팅을 진행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미래 고객 확보 전략에 맞춰 e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는 2018년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e스포츠 타이틀 스폰서 후원을 통해 국내 10·20세대 고객층 마케팅과 글로벌 홍보 효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런 노력이 금융권이 처한 시장 확대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20세대 고객들은 처음 금융거래를 시작한 은행이나 보험사를 통해 관련 상품을 꾸준히 접하는 경우가 많아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이 전한 내용은 금융권의 고민과 생각을 잘 나타낸다. 이 회사 관계자는 "10·20대 고객들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사실상 보험 주요 가입자는 40·50세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e스포츠에 주력하는 이유는 10·20세대 고객들이 성장한 이후에도 한화생명을 찾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해외 영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 강국인 만큼 해외 영향력도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우리나라 금융권 주 고객층이 40대라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20·30세대다. 40대부턴 노동환경이 불안정하고 금융 서비스에 친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역 20·30세대에게 '리그오브레전드'는 인지도가 굉장히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8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를 뛰어넘어 북미·유럽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e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e스포츠 프로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1억7558만 원이었다. 지난 2017년(9770만 원)과 비교해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지난 2017년 973억 원으로 지난 2016년(933억 원) 대비 4.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