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족쇄' 푸는 삼성증권, IPO딜 '분전'…초대형 IB 명예회복할까

삼성증권이 오는 27일부터 배당사고로 인한 영업정지가 해제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IPO 주관 업무에 분전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로서의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한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IPO 실적 초대형 IB 중 '꼴찌'…올해 선두권 도약 '예고'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낸 삼성증권이 오는 27일 영업정지 족쇄를 푼다. 그간 금융당국의 제재로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이 부진했던 삼성증권은 올해 연초부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명예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내달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인 셀리드 IPO 단독 주관 업무를 통해 본격적으로 주관 경쟁에 돌입한다. 셀리드는 오는 29~3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뒤 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사상 초유의 배당금 사고를 냈다. 직원들에게 1주당 '1000원'을 '자사주 1000주'로 잘못 입력해 112조 원을 잘못 배당한 것이다. 해당 배당금은 당시 삼성증권 시가총액 30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삼성증권에 6개월 영업정지(신규 투자자에 대한 지분 증권 투자 중개업, 2018년 7월27일부터 2019년 1월26일까지)와 과태료(1억4400만 원) 처분, 전·현직 임원 직무정지 및 해임권고(상당) 등을 결정했다.

영업정지로 삼성증권은 IPO 단독 주관을 맡는 게 불가능했다. 신규계좌 개설 금지는 물론 대표주관사로서 최대주주와 투자기관의 지분을 보호예수 처리하는 작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몇몇 딜의 상장 스케줄을 올해로 미뤘다. 단독으로 수임했던 딜인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우 지난달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했다. 보호예수 계좌를 개설해줄 다른 증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제재로 삼성증권의 IB파트에서는 실적 관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더팩트>가 14일 집계한 '리그 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증권의 IPO 실적은 상장 건수 4건, 공모총액 151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8위, 국내 초대형 IB(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중 '꼴찌'를 기록했다.

14일 더팩트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IPO 실적 순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초대형 IB 중 꼴찌에 자리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연초부터 셀리드의 단독 주관사로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올해는 IPO 실적 선방을 노리고 있다. /더팩트 DB

하지만 이제 영업금지 처분의 해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알짜 딜 주관 경쟁에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셀리드를 시작으로 아모그린텍, 티맥스소프트, 압타바이오, 비보존 등 주요 딜을 줄줄이 쏟아낼 준비 중이다. 심형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올해 IB부문 상품공급 목표치를 5조1000억 원 수준으로, IPO 규모는 1조1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배당사고로 구성훈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지난해 7월부터 직무대행을 맡다가 11월부터는 공식 대표이사로 등판한 장석훈 대표이사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IB와 자산관리(WM) 부문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는 등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IB부문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 중심의 자본 활용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 기업공개(IPO) 등 IB상품공급 규모는 5조 1000억 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 2조9000억 원보다 76%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관련 사업을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외부에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6개월간 영업을 못 한 만큼 세심하게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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