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종이 포장지 이어 친환경 아이스팩 도입 '녹색 드라이브'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홈쇼핑업계가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업계에선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홈쇼핑사들은 상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이포장지를 도입한 데 이어 재활용‧재수거가 가능한 소재의 '착한 포장'으로 바꿔나가며 친환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부문이 업계 최초로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사용한 데 이어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이 잇따라 친환경 아이스팩을 속속 도입하면서 친환경 포장재 사용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지난해 6월 종이테이프(포장 마감용 비닐테이프 대체), 종이완충제(비닐 에어캡, 스티로폼 대체), 종이행거박스(부직포 의류 행거 포장재 대체)와 같은 종이포장재 이용에 이어 이달부터 식품 일부 부분에 '친환경 보냉패키지'를 도입했다.
친환경 보냉패키지는 ▲ 종이 보냉박스 ▲ 친환경 아이스팩 ▲ 종이테이프로 이뤄져 본 패키지는 박스 내 외부 전체가 재활용이 가능하다. 박스 안에 식품과 함께 포함되는 아이스팩 역시 친환경으로 구성된다. 기존 아이스팩은 화학 성분을 포함한 젤리 형태의 보냉재로 하수구에 흘려보낼 경우 수질 오염의 우려가 있지만, 친환경 아이스팩은 순수한 물로 이뤄져 아이스팩 개봉 후 물을 버리면 손쉽게 분리 배출을 할 수 있다.
종이 보냉 패키지는 일반 스티로폼 포장에 비해 약 68% 이상 가격이 높아 업체 측 비용 부담이 크지만, CJ ENM은 유통업계 친환경 포장을 확산한다는 생각으로 친환경 패키지를 적극 발굴해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홈쇼핑은 냉장고에 보관 중인 아이스팩을 무료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자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팩은 선도 유지가 필요한 신선 식품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함께 포장하는 보냉재로 식품 배송 시 필수품이다.
아이스팩을 내용물과 비닐 포장재를 분리배출해야 하지만, 처리의 번거로움 때문에 그동안 대부분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홈쇼핑은 매달 8만개(1인당 20개×4000개)의 아이스팩을 모아 연간 100만개 규모의 아이스팩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는 식품 협력사 수도 3곳에서 10곳으로 늘렸다.
해당 캠페인은 고객과 협력사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은 2시간 만에 4000명의 고객이 참여해 조기 마감된 바 있다. 현대홈쇼핑은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률이 95%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팩 100만개를 재활용하면 약 2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신선식품 배송에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한 데 이어 전체 신선식품 배송에까지 확대했다. 롯데홈쇼핑은 배송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약 100만 개의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대체함으로써 자원 순환 및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아이스팩은 기존 아이스팩 보다 단가가 약 27% 비싸지만, 롯데홈쇼핑은 파트너사가 기존 아이스팩을 구매하는 비용에서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비용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친환경 종이 아이스박스 도입을 통해 스티로폼 사용을 최소화 하고 재활용 가능한 부자재 사용 확대, 친환경 인증 상품 론칭 등 친환경 경영 방침을 지속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이 새로운 시대 흐름으로 부상하면서 고객들도 포장 쓰레기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는 홈쇼핑사와 협력사가 상품 판매뿐 아니라 고객이 편리하게 분리·배출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포장재 개발 및 도입에 머리를 맞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