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 운영 이종락 목사·화재 속 노인 구출 장원갑 씨 'LG 의인상'

LG복지재단은 베이비박스를 운영해 버려지는 아이의 생명을 보호해온 이종락(65) 목사(왼쪽)와 화재 현장에서 방범창을 뜯고 이웃을 구한 장원갑(53)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LG 제공

올해 1번째 'LG 의인상' 주인공 이종락 목사·장원갑 씨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복지재단은 '베이비박스'를 10년째 운영해 버려지는 아이의 생명을 보호해온 이종락(65) 목사와 화재 현장에서 방범창을 뜯고 이웃을 구한 장원갑(53)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8일 밝혔다.

LG는 그동안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에게 수여하던 'LG 의인상'의 시상 범위를 올해부터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한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 사회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 시민들의 사례를 발굴해 함께 격려함으로써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 1번째로 아기가 유기되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상자 모양의 생명보호 장치인 '베이비박스'를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 목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 목사는 지난 2009년 서울시 관악구 주사랑 공동체 교회에 국내에서는 처음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이후 현재까지 1519명의 아기를 보호했다.

교회 외부와 내부를 잇는 통로 구조의 '베이비박스'는 아기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부가 따뜻하게 유지된다. 바깥쪽 문이 열리면 알람 소리가 울려 즉시 실내에서 문을 열어 아기를 구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아기를 다시 데려가도록 설득하기도 한다. 또 이들 보호자에게 자립할 수 있도록 생활비와 육아용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더 많은 아기를 보호하고 미혼부모를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며 "의인상이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위기영아와 미혼부모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와 함께 'LG 의인상'을 받게 된 부산광역시 동구 거주 장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산책을 하다 주변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후 현장에 달려간 장 씨는 불이 난 집안에 미처 탈출하지 못한 노인이 창문에 기대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 씨는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돌로 방범창을 내리찍어 뜯어내고, 창문을 깬 뒤 화상을 입고 움직이지 못하던 노인을 집 밖으로 끌어냈다. 이어 옆집에도 화재 사실을 알려 노부부를 대피시키기도 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해 10년 동안 한결같이 헌신해 온 이 목사와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한 장 씨의 이웃사랑 정신이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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