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아닌 양념장만 따로 판다' 삼양·팔도, 소스시장 공략전

삼양식품과 팔도가 자사 메가 히트 제품인 불닭볶음면과 팔도비빔면에서 착안한 소스를 제품화해 SNS 등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불닭소스와 팔도 만능비빔장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 /인스타그램 갈무리

유튜브·모디슈머 트렌드 따라 1000억원대 간편 소스시장 공략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라면업계가 메가 히트 제품의 양념장만 따로 판매하며 간편 소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튜브와 SNS 등에서 다양한 레시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팔도비빔면과 불닭볶음면 얘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팔도와 삼양식품이 각각 팔도비빔면과 불닭볶음면에서 착안한 소스를 제품화하면서 간편 소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팔도가 이번에 출시한 양념장인 '팔도비빔장 시그니처'는 튜브형으로,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캠핑족, 여행객들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과 보관에 있어 편리함을 더한 게 특징이다.

라면에 포함돼 있던 특제소스만 따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팔도가 최초다. 지난 2017년 9월 출시된 '만능비빔장'은 어느 요리에나 어울리는 만능 소스다. 팔도가 2017년 만우절 당시 'NEW 팔도 만능비빔장 출시'라는 가상 이벤트를 진행한 이후 뜻밖의 호응을 얻게 돼 제품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정식 제품화한 것이다.

만능비빔장은 스테디 셀러인 팔도비빔면에 들어있는 액상스프에 마늘과 홍고추, 사과과즙, 양파 등을 더해 감칠맛을 살린 맛이 특징이다.

팔도는 만능비빔장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출시 당시 월평균 14만개 가량 팔리던 만능비빔장은 뛰어난 맛과 편리함이 입소문을 타며 야외활동의 필수 준비물로 자리잡았다. 최근 월평균 7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은 600만개에 이른다.

팔도 관계자는 "만능 비빔장은 '팔도 비빔면'을 있게 한 35년 액상스프 제조 노하우를 담은 특별한 제품"이라며 "앞으로 색다른 소스와 장류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다양해지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념장 시장 규모가 1000억 원대로 확대되면서 소스 개발 노하우를 가진 식품업계의 시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불닭소스(왼쪽)와 팔도 만능비빔장. /삼양식품·팔도 제공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의 핵심인 '불닭소스'를 업그레이드 해서 지난 달 별도 제품으로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7년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제품으로, 당시 준비된 수량이 모두 판매된 후에도 고객들의 정식 출시 요청이 이어지면서 제품화를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선보인 불닭소스는 불닭 특유의 맛과 풍미를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불닭볶음면의 액상스프를 업그레이드했다.

기존보다 매운맛을 강화하고 단맛을 더해 감칠맛을 살렸다. 소스를 찌개, 볶음밥의 양념, 튀김요리의 딥핑소스, 피자나 샐러드의 토핑소스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묽은 제형으로 만들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소스는 여러 소스류 중에서도 '불닭'의 맛을 담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제품"이라며 "앞으로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면업체인 삼양식품과 팔도가 간편 소스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관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집밥,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자사 제품이 호응을 얻자 트렌드에 맞춰 특제 소스를 따로 제품화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4년 880억 원 수준이던 양념장 소매시장 규모는 2016년 990억 원으로 2년 만에 12.4% 성장했다. 관련 제품 인기가 지속되며 올해 관련 시장 규모가 105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식품 업계의 간편 소스 시장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제시하는 표준 레시피가 아닌 각자 원하는 방법으로 요리를 즐기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새로운 방법으로 상품을 재창조해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모디슈머 증가와 유튜브를 통한 먹방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소스 개발 노하우를 가진 식품업계의 시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hnoh05@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