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낮아진 수입차, 어느덧 국산차 위협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사상 최고치인 26만 대 판매 고지를 밟았다. 2016년 '디젤게이트'로 상승세가 한 차례 꺾였지만 매년 폭풍 성장하는 분야다. 기해년(己亥年) 새해에도 수입차 시장의 전망은 밝다. 출고를 기다리는 신차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차량은 26만705대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했다. 지난 2015년(24만3900대) 이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BMW가 화재 이슈로 타격을 입었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합류하면서 시장의 성장을 도모했다.
수입차 시장이 매년 성장하는 요인 중 하나는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 승용차 3대 중 1대는 4000만 원 이하였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수입차로 시선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수입차 점유율 추이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1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11월 기준)에는 17%를 넘어서며 국산차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주효했다. 아우디는 소형 세단 'A3 40 TFSI' 3000여 대를 40%에 육박하는 할인을 실시했다. 또 폭스바겐은 '파사트 TSI'를 28% 할인 판매하며 판매량을 늘리기도 했다. 수입차가 국산차 수준의 가격대로 판매되면서 해당 업체의 전시장에 고객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 수입차, 신차로 고속질주 예고
수입차 업계는 올해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는 인증을 마친 신차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 1위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는 'A클래스' 세단 모델을 비롯해 'B클래스', 그리고 고성능 AMG 모델인 'AMG GT R 프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A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라인업 가운데 3000만 원대로 접근성이 좋은 차량이다. 신형 A클래스는 부분자율주행을 포함한 편의장비가 대거 적용돼 출시될 예정이다.
BMW는 7년 만에 완전변경한 3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다. 새로운 3시리즈는 윗등급인 5시리즈와 비슷한 디자인에 자율주행 기능이 접목된다. 특히 차체가 전 모델보다 커졌고 디자인에 직선을 활용해 날렵한 모습을 갖춘다. 신형 3시리즈는 다섯 가지 엔진이 적용돼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늘렸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플래그십 승용차 '아테온'을 출시했는데 신차 효과는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테온은 기존 'CC' 후속으로 내놓은 차량이다. 아테온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모델에 위치하지만 차 가격이 5000만 원대로 매력적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신차 프로모션으로는 이례적으로 아태온에 60개월 무이자할부와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달 출격하는 신차들도 있다. 닛산의 베스트셀링카 '엑스트레일'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지난 2일 출시됐다. 엑스트레일은 지난 2000년 글로벌 출시 이후 지금까지 600만 대 이상 판매된 인기 모델로 닛산에서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8일 국내 진출하는 PSA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DS 오토모빌(DS)은 플래그십 SUV 'DS7 크로스백'으로 국내 시장에 출사표 던진다.
재규어랜드로버는 고성능 순수전기차 'I-페이스'를 오는 23일 출시한다. I-페이스는 재규어 첫 순수전기차로 5인승 퍼포먼스 스포츠유티리티차량(SUV)이다.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 제로백 4.8초로 고성능 스포츠카 성능을 갖췄다.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4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333km를 달릴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쏟아지는 신차 대부분은 디젤 차량이다. 이는 지난해 9월 도입된 국제표준시험방법(WLTP)이 디젤차 공급에 차질을 더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디젤 차량도 새롭게 인증을 받으면서 수입차 업계 전반에 걸쳐 인증 지연 현상이 일어났는데 새해들어 인증을 마친 신차들이 출시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 때 디젤차 수요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디젤차 수요가 꾸준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친환경 모델과 함께 디젤 모델이 올해도 시장에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