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부터 SUV까지 '중형급 이상' 승승장구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큰 차'들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자동차의 차급에 따른 판매량 성적표는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르기까지 차량 종류의 구분 없이 경차와 소형차, 준중형급 모델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중형급 이상 '빅사이즈' 모델은 전년 대비 판매량에서 상승곡선을 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역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한국지엠 쉐보레 등이 중형급 이상 세그먼트에서 다양한 신차를 출시, 내수 시장 선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빅사이즈' 모델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헤비급' 모델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단연 SUV 시장이다. 쌍용차는 전날(3일) 국내 유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의 롱보디 버전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했다. 새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대폭 개선된 적재능력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기존 모델 대비 전장을 무려 310mm 늘인 '와이드 유틸리티 데크'를 적용, 중량 기준으로 75% 늘어난 70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적재함 용량으로 비교하면, 24.8% 늘어난 1262ℓ에 달한다.
적재 능력이 늘어난 만큼 기존 'e-XDi 220 LET' 엔진의 최대토크도 2.0㎏·m 높여 42.8㎏·m까지 개선한 것은 물론 전문적인 장비를 활용해 다양하고 본격적인 레저활동을 즐기려는 오너들을 위해 프로페셔널 모델에 기존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을 적용, 선호와 용도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대차 역시 '빅사이즈' 신차 '팰리세이드'를 전면에 내세워 내수 시장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는 이미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약 2주(영업일 기준 8일) 동안 시행한 사전계약에서 2만506대의 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팰리세이드'는 전장 4980mm, 전폭 1975mm, 전고와 축간거리(휠베이스)는 각각 1750mm, 2900mm로 기아차의 '모하비'(전장 4930mm, 전폭 1915mm, 전고 1810mm, 휠베이스 2895mm)와 비교해도 차체 높이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더 크고 길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3열 좌석 승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후석대화모드 시스템과 16개에 달하는 컵홀더, 1~3열에 각 2개씩 배치된 USB포트 등 그간 대형 SUV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3열 공간의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한국지엠 쉐보레도 올해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국내 시장에 내놓으며 경쟁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와 기아차의 대형 세단 'K9' 등 대형 세단의 선전 여부도 눈여겨 볼만하다. 메르세데스-벤처의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등과 직접 경쟁에 나서는 'G90'은 전장 5205mm, 전폭 1915mm, 전고와 휠베이스는 각각 1495mm, 3160mm로 국산 세단 가운데 가장 크다.
기아차의 신형 'K9'은 전장 5120mm, 전폭 1915mm, 전고 1490mm, 휠베이스 3105mm로 'G90'보다는 다소 작지만, 기존 모델과 비교해 전장이 25mm,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80'보다 30mm가 더 길다.
두 모델의 특징은 단순히 '더 커진' 차체 크기로 한정되지 않는다. 제네시스와 기아차 브랜드를 대표하는 최상위 모델에 걸맞도록 소음이 발생하면 반대 위상의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신기술인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측방 모니터(BVM)와 GPS와 연계해 차량이 터널에 진입하기 전에 열려 있는 창문을 자동으로 닫고 공기정화를 돕는 '터널 연동 자동 제어' 기술 등 최첨단 기술이 총집약됐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소형, 준중형급 모델들이 이렇다할 실적을 기록하지 못한 것과 달리 중형차급 이상 세그먼트의 성장세는 뚜렷했다. SUV 시장에서는 중형, 대형 세그먼트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며 "올해도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각종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한 다양한 신차들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중형차급 이상 모델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