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태평성대' 끝났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향후 전략은?

반도체 호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가 "반도체 업황, 내년 1분기 변곡점 될 것"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최근 2년여간 이어진 반도체 시장의 장기 호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도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사실상 '비상경영'에 들어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13조97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올해 3분기(17조5749억 원)보다 20.5%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4.2% 늘어난 5조5469억 원으로 예상되지만, 전분기(6조4724억 원)와 비교하면 14.3% 감소한 것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떨어진 데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둔화됐다. 실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빅3'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의 2019년 회계연도 1분기(2018년 9~11월) 매출은 79억1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80억2000달러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분기가 반도체 업황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D램 가격은 1분기에 하락이 확대된 이후 2분기부터 점차 하락 폭 둔화가 시작될 전망"이라며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한 이후 2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분기가 반도체 업황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사에서 반도체 부문에 힘을 실었다. 연말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김기남 DS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SK하이닉스는 이석희 사업총괄(COO)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과 이 사장 모두 'D램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 반도체 총괄을 거쳐 DS 부문장을 맡았고, 이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와 인텔에 재직하며 반도체 관련 경력을 쌓아왔다. 두 회사 모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D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응책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20일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내년도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대응과 중국 내 스마트폰 사업 실적 부진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중 80%가량은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어 위기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내부 증설투자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평택 반도체 2공장의 생산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축소하고,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공급량을 조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정공법'을 택했다.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 전망에도 중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5년 M14 준공식에서 10년간 총 46조 원을 투자해 국내에 3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M16 기공식'에서도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지키며 성공을 이룬 성장스토리를 써왔다"며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의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 새로운 성장신화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또한 "10년 이상 공장 신축이 없었던 SK하이닉스에 M14와 M15 건설이 오랜 염원의 성취였다면 M16은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출발선"이라며 "세계 최초·최첨단 인프라에 걸맞은 혁신과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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