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BMW 화재 조사 결과 발표 '벤츠' 1강 체제 굳히기 들어갈까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토부가 BMW 화재 원인 최종 조사 결과를 오늘(24일) 발표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와 더불어 수입차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유지해왔던 BMW가 천문학적 소송비용은 물론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위기에 놓이면서 수입차 시장에 '벤츠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진행한 BMW 화재 원인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BMW는 올해 자사 차량의 잇따른 화재 사고 발생과 관련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인 EGR 쿨러의 결함을 원인으로 제시하며 지난 7월 '520d' 등 모두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해 리콜을 시행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수입차 브랜드의 리콜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어 10월에도 BMW는 '118d', 등 6만5763대를 추가 리콜했다.
초유의 리콜 사태에도 화재가 끊이지 않자 국토부는 지난 8월 리콜 대상이면서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BMW 차량 1만5000여 대에 '운행 중지' 명령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토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수입차 업계 1위 벤츠와 2위 BMW의 판매량 격차가 내년 2만 대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양사의 국내 판매량은 BMW의 '화재 이슈' 이후 조금씩 격차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벤츠는 모두 6만4321대를 판매, 전체의 26.7%를 차지하며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BMW는 2위에 올랐지만,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이 벤츠보다 1만7000여 대가량 적은 4만7569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2817대)보다 10%가량 줄어든 수치다. BMW는 화재 이슈가 불거진 이후 지난 8월 2383대, 9월 2052대, 10월 2131대, 11월 2476대 등 4개월 연속 월 3000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BMW 화재 사태 이후 벤츠와 BMW 두 브랜드 간 (판매량) 격차는 매월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벤츠의 독주 체제가 확고해지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폭스바겐과 아우디,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세를 넓히고 있는 일본 브랜드 등 경쟁사들의 추격도 방어해야 하는 BMW로서는 이번 국토부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이 BMW가 지금까지 주장해 온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인 EGR 쿨러의 결함'이 아닌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밝혀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화재 피해 차주들의 추가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관리법 제78조에 따르면 자동차 제작자가 결함 시정(리콜) 의무를 위반해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거짓으로 공개한 경우 또는 결함 사실을 알고도 시정 조치를 지연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국토부와 합동조사단은 이날 조사 결과와 더불어 BMW 측이 차량 결함을 고의로 은폐했는지 여부와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조사단 발표 결과에 따라 BMW에 대한 추가 리콜이나 과징금 처분, 형사고발 고강도 후속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