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LG텔레콤·하나로텔레콤 요직 거친 '전략통'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포스코그룹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포스코는 신성장부문장(사장)으로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산학연협력실장에는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등 주요 직책을 외부인사에 맡긴 것이 눈길을 끈다.
포스코는 20일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등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신성장부문은 기존 신성장사업을 사장급으로 격상시킨 신설 조직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맡고 있다. 포스코의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오규석 부문장은 '전략통'으로 꼽힌다.
오규석 부문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재직했으며, 2004년부터 2006년에는 하나로텔레콤 전략부분장 전무,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후 대림산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까지 회사를 운영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규석 부문장에 대해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고 스마트한 경영인"이라고 소개했다.
포스코의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부문의 지위를 철강부문과 같은 위치로 격상시켰다. 오규석 부문장이 맡는 신성장부문 이차전지 사업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기대가 높은 사업이다.
산학연협력실장에 선임된 박성진 교수는 포항공대 1기로 수석 졸업했다. 이후 LG전자와 미국 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대표와 산학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검증 때 업무와 무관한 역사관 논란으로 중도 하차했다.
박성진 교수는 벤처기업 관련해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추고 있다. 그는 포항공대 연구부처장 시절 교내벤처 창업인큐베이터인 APGC-Lab을 맡아 창업과 기술이전 벤처투자업무사업화 등을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최정우 회장의 인사를 놓고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순혈주의 문화가 배어있어 요직을 외부인사에게 맡기 경우가 없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최정우 회장의 쇄신 의지가 강하게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