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GC녹십자, GC녹십자엠에스에 일감몰아주기 논란 여전

GC녹십자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아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른쪽 위는 GC녹십자 허일섭 회장. /더팩트 DB

일감몰아주기로 흑자전환 성공…이후 내부거래 비율 변동 없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녹십자그룹 지주사 GC녹십자홀딩스(녹십자홀딩스)의 계열사 중 GC녹십자엠에스(녹십자엠에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아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녹십자는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하지만 최근 7년 동안 녹십자엠에스의 내부거래 비율 변동은 거의 없다. 녹십자엠에스는 2003년 설립돼 체외진단용시약·혈액백 등 의약 관련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체다.

녹십자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오너일가의 지분이 있는 '녹십자엠에스'의 매출이 대부분 계열사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녹십자엠에스의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녹십자엠에스는 지난 2003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200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로 전환한 이후로는 매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오름 추세를 보이며 몸집을 키워나갔다.

문제는 흑자 전환된 2007년부터 녹십자엠에스 매출액 대부분이 녹십자에 대한 매출로 내부거래율이 100%에 달한다는 점이다. 녹십자엠에스는 2007년 90.3%(매출 140억4412만8673원 중 126억9430만6000원), 2008년 100%(매출 212억7365만6961원 중 212억7365만6961원), 2009년 99%(매출 276억9502만8255원 중 276억3139만1891원)의 내부거래율을 보였다.

내부거래비율은 2011년 20%대로 감소했다. 녹십자 매출이 2.6%로 대폭 감소했지만, 녹십자 특수관계자인 녹십자의료재단과의 내부거래가 19.8%로 증가했다. 그 외에도 녹십자엠에스는 지씨랩셀(0.13%), 목암생명공학연구소(0.06%) 등 특수관계자와도 매출의 22.6%를 거래했다.

이후로도 녹십자를 포함한 내부거래비율은 △2012년 20.25% △2013년 22.46% △2014년 18.77% △2015년 19.02% △2016년 23.41% △2017년 21.97%을 기록했다.

설립 초기와 비교하면 내부거래비율이 많이 줄었지만 최근 6년 동안 평균 20%대를 유지하고 있어 녹십자엠에스가 더 이상 내부거래비율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십자엠에스의 흑자 전환은 그룹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내부거래비율이 고정적인 것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녹십자는 더 이상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매년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 기업집단 전체 평균 내부거래는 11~12%범위에서 나타났다"며 "11~12%보다 높으면 평균보다 높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별·업종별로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내부거래 비율만으로 문제다 아니다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가 밝힌 기업별·업종별 특성 다양성과 관련된 부분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시에 따르면 상위 5대 제약사의 지난해 평균 내부거래비율은 15.6%이다. 녹십자엠에스의 지난해 내부거래비율은 21.97%로, 같은 기간 전체 기업집단과 상위 빅5 제약업체 내부거래율 평균보다 높다.

GC녹십자엠에스가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이익을 돕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도덕적 비난을 받고 있다. /녹십자 홈페이지 캡처

◆ '일감몰아주기'로 회사 성장…오너家 배불린 꼴

업계 일각에서는 녹십자엠에스가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배당을 통해 회사 뿐 아니라 오너일가의 사익을 채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녹십자엠에스는 설립될 당시 높은 성장성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에 많은 지분을 배정했다. 게다가 그룹차원의 일감몰아주기로 회사 경쟁력을 키워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오너일가의 이익에 도움을 줬다.

2004년 12월 31일 기준 녹십자엠에스의 최대주주는 녹십자홀딩스(55.3%)였지만 허일섭 회장도 26.7%의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녹십자가 42.1%, 녹십자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허일섭 17.19%, 친인척 8.07%, 관계사 임원 3.30% 등)은 28.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엠에스의 지난해 매출은 981억743만1450원으로 전년 매출(861억6255만5207원) 대비 12.17% 증가했다. 설립 2년차인 2004년 매출 60억원과 비교하면 회사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3년 동안 1540%의 매출증가율을 보였다.

2014년 상장한 녹십자 엠에스의 공모가는 6000원이었다. 4년이 지난 14일 오후 2시 기준 녹십자엠에스의 시가는 1만2650원이다.

허일섭 회장은 2014년과 동일하게 현재도 녹십자엠에스의 164만3520주(17.1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공모가 기준 허 회장의 보유 주식 시장가는 98억6112만 원이었다면 현재는 207억9052만8000원이다. 즉, 허일섭 회장은 오너라는 이유로 109억2940만8000원의 시세차익을 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십자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예전부터 계속되어왔지만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오너일가의 이익을 돕는 등의 모습을 보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사업다각화 추진 등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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