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CAR] 가성비 '끝판왕' 현대차 '팰리세이드' 이유 있는 흥행(영상)

현대차가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엠엔씨웍스 스튜디오에서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무늬'가 아닌 '진짜' 3열을 갖췄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웬 공룡?"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작심하고 내놓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광고 영상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다. 'SUV'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차라리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발톱으로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선 육식 공룡이 더 어울리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며칠의 시간이 흘렀을까.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엠엔씨웍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팰리세이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새 모델의 실물을 처음 본 순간, 현대차가 소비자들에게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육중한 차제'를 가진 플래그십 SUV. 지구상에서 가장 몸집이 큰 공룡이야 말로 팰리세이드의 '정체성'과 가장 잘 맞아떨어졌다. 팰리세이드의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은 4980mm, 전폭 1975mm, 전고와 축간거리(휠베이스)는 각각 1750mm, 2900mm다. 이는 지금까지 10년의 세월 동안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왕좌'를 지켜온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모하비'(전장 4930mm, 전폭과 전고 1915mm, 1810mm, 축거 2895mm)와 비교해도 차체 높이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더 크고 길다.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차의 '모하비'와 '쏘렌토',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 등 중형급 이상의 SUV를 예비 구매 목록에 넣은 사람들이 진짜 차량을 구매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 가운데 하나도 차체 크기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보디 사이즈뿐만 아니라 실제 주행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 다수의 탑승자를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여유 공간은 흥행의 '필수요소'다.

그런 점에서 팰리세이드는 단연코 현대차에서 지금까지 내놓은 다수 SUV 가운데 가장 정점에 있는 모델이다. 7인승 모델의 경우 2열 시트가 독립된 구조로 설계돼 신장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주먹 2개 정도의 무릎 공간이 확보된다. 사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중형 세단 '쏘나타(LF)' 출시를 기점으로 실내공간을 뽑아내는(?) 기술에서는 이미 글로벌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더욱이 '가장 큰'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 2열 공간의 여유로움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3열 공간이다. 팰리세이드의 경우 7인승은 2(1열)+2(2열)+3(3열), 8인승 모델은 2+3+3 구조로 설계됐다. 팰리세이드 이전까지 미니밴을 제외, 출시된 7인승 이상 SUV 모델이 갖춘 3열은 사실상 제 기능을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구가 작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들의 '고정석' 또는 의자 형태를 갖춘 화물 공간으로 활용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다르다. 신장 160cm 중반의 성인 여성이 2명이 앉았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물론 먼저 2열 시트에 앉았던 성인 남성의 경우에도 "여유롭다"까지는 아니지만, "앉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3열에 앉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다. 현대차 최초로 확산형 천장 송풍구(루프 에어벤트)와 차량의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해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진 3열 좌석 승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후석대화모드 시스템을 적용해 3열에 앉은 동승자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16개에 달하는 컵홀더, 1~3열에 각 2개씩 배치된 USB포트 등 섬세한 배려 역시 칭찬할 만 하다.

팰리세이드의 3열 시트는 신장 160cm 중반의 성인 여성 2명이 앉았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공간을 갖췄다. /서재근 기자

운전자 편의성 부분에서도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차로 유지 보조(LFA)', '후방 교차 충돌 방지보조(RCCA)' 등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이 반영된 안전 사양과 '핵심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은 최상위 모델이라는 포지션에 모자람이 없다. 특히,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이 계기판 가운데 클러스터에 표시되는 '후측방 카메라(BVM)' 등 일부 시스템의 경우 최근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G90', 기아차의 신형 'K9' 등 최고급 세단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다음은 동력 성능 부분이다. 차체가 아무리 육중한들 제대로 달리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 부분에서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펠리세이드의 디젤 모델의 경우 싼타페 2.2 디젤 모델과 스펙(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이 같다. 때문에 애초 싼타페를 뛰어넘는 가속감이나 힘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힘이 부족하거나 아쉽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초반 가속은 물론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구간에서도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차체는 월등히 커졌지만, 차량의 무게 증가를 최소화한 데 그 비결이 있다. 실제로 팰리세이드 디젤 모델의 공차 중량은 1945kg(가솔린 3.8 모델 1870kg)로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가볍게 만들어졌다. 동급 최고 수준인 ℓ당 12.6km(디젤 모델 기준)의 연비를 갖출 수 있던 것 역시 '경량화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펠리세이드는 현대차 최상위 SUV라는 포지션에 걸맞도록 차로 유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보조 등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이 반영된 안전 사양과 핵심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은 물론 각종 편의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 /서재근 기자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지난 11월 29일부터 약 2주 동안 시행한 사전계약에서 2만506대가 판매됐다. 회사 관계자들도 이 같은 초반 흥행에 놀라는 눈치다. 꽤 많은 사람들이 팰리세이드의 흥행 비결로 '몸값'을 꼽는다. 팰리세이드의 몸값을 살펴보면, 디젤 2.2모델은 ▲익스클루시브 3622만 원(이하 2WD 7인승, 개소세 3.5% 반영기준) ▲프레스티지 4177만 원, 가솔린 3.8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3475만 원 ▲프레스티지 4030만 원이다. 이는 싼타페와 비교하더라도 배기량이 같은 2.2 디젤 모델(3348만~4295만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고급 사양은 되려 펠리세이드가 더 싸다.

그간 현대차가 가격 정책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팰리세이드의 가격표는 '신선한 충격'이라고 표현할 만 하다. 넉넉한 실내 공간에 대한 갈증이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 대형 SUV의 판매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에게 팰리세이드는 분명 훌륭한 답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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