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글로벌 시장서 연이은 '악재'…국내 이통사 영향 없나

화웨이가 잇단 악재로 위기에 몰리면서 화웨이를 5G 장비사로 선정한 LG유플러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통신장비 분야 '1위' 화웨이, CFO 체포에 보안 논란까지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화웨이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보안 논란'에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멍완저우 화웨이 CFO 겸 부회장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캐나다 검찰 측은 중국으로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허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앞서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다. 캐나다는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체포했고, 미국 당국은 멍 부회장을 자국으로 송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당국은 멍 부회장이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이라는 유령 업체를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여러 금융기관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CFO 겸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다. /베이징=AP.뉴시스

5G 장비사로 화웨이를 선정한 LG유플러스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멍 부회장이 화웨이 창업자이자 회장인 런정페이의 딸로 유력한 후계자로 점쳐지고 있는 만큼 사실상 '오너 리스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5G 장비업체로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를 선정해 5G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보안 이슈' 논란이 불거지면서 SK텔레콤과 KT는 장비사 선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했지만,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유선망 사업에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모두 화웨이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 이통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 사용을 정부와 민간 모든 분야에 금지 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2012년부터 '국가 안보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통신장비 거래를 금지했고, 최근 동맹국들이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에는 호주가, 지난달 말에는 뉴질랜드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퇴출하기로 했다.

민간 차원에서도 보이콧 움직임은 활발하다.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브리티시텔레콤(BT)도 지난 5일 5G 이동통신을 비롯한 모든 통신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제품을 퇴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유플러스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4G에서 화웨이 장비를 이용했던 만큼 서비스 연동을 위해서는 화웨이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안 논란에 이번 CFO 이슈까지 겹치면서 화웨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며 "LG유플러스의 5G 장비 선정 당시에도 여론이 좋지 않았는데,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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