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 '아름다운 퇴진' 선언 후 상속세 탈루 논란

지난달 28일 깜짝 경영 퇴진을 선언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최근 상속세 탈루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망에 올랐다. /더팩트DB

이웅열 회장, '자연인' 신분으로 그룹 지원받기 어려울 듯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내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해 '아름다운 퇴진'으로 박수를 받은 이웅열(62) 코오롱그룹 회장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검찰 수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이 회장이 수사와 관련해 코오롱그룹 차원에서의 도움과 대응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웅열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마곡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 열린 임직원 행사에서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깜짝 퇴임 소식을 전했다. 이날 이 회장은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는다"며 "이제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며 관련 업계와 대중으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웅열 회장의 퇴진 발표 일주일도 안 돼 탈세 혐의로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퇴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최근 이 회장이 '상속세 탈루' 혐의로 검찰 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최호영)는 최근 이웅열 회장 등에 대한 조세포탈 고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아버지 고 이동찬 명예회장은 보유했던 ㈜코오롱 주식 101만3360주(지분율 8.4%) 가운데 40만550주(3.3%)를 이웅열 회장에게, 딸인 경숙·상희·혜숙·은주·경주씨 5명에게도 각각 12만2562주(1.02%) 상속했다.

국세청은 상속 과정에서 이웅열 회장 등이 상속세를 제대로 신고 및 납부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조만간 코오롱 관계자들과 이 회장을 소환해 상속세 탈루 혐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2019년 1월 1일로 회장직을 내려놓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그룹의 도움을 받을 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웅열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자신의 퇴임을 밝힌 후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코오롱그룹 제공

◆ 그룹 도움 받으면 '퇴임 순수성' 의심 받을 수도...

이웅열 회장이 코오롱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기까지는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이 회장은 내년 1월 1일 이후로 '자연인'의 신분이 된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이 되면 이 회장이 그룹의 지원을 받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소리다.

더욱이 관련 업계에서는 이웅열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되면서 퇴진 배경에 대해 많은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웅열 회장이 검찰 수사를 미리 알고 선제적으로 퇴진한 것이 아니냐", "퇴진선언을 통해 검찰 수사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 등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퇴진선언이 검찰 수사와 연관이 있다면 이 회장의 '포장된 퇴진'이 오히려 '코오롱그룹의 이미지 추락'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웅열 회장이 그룹 법무팀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이 회장의 퇴임 순수성이 의심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웅열 회장이 그룹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그룹 꼬리표를 떼고 수사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홀로 대응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그룹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수사 관련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어 정확한 사안을 알지 못해 현재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재까지는 그룹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할 건인지 등 판단할 근거가 없어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는 말로 해석된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의 퇴임은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왔던 것"이라며 "이번 검찰 수사와 퇴임과는 전혀 무관한 사건"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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