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복지재단 "이서현 신임 이사장, 사회공헌 사업 발전시킬 적임자"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패션사업에서 손을 떼고 삼성복지재단 신임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2년부터 16년 동안 매진해 왔던 패션사업에서 과감히 물러나 삼성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이 전 사장의 의중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삼성복지재단은 6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서현 사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내년 1월 1일 공식 취임하며, 임기는 4년이다. 삼성복지재단은 소외계층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고 복지 증진을 위한 공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1989년 설립됐다. 드림클래스 장학사업과 어린이집 보육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복지재단 측은 이 전 사장의 이사장 선임 배경과 관련해 "(이 전 사장은) 삼성복지재단의 설립 취지를 계승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로 평소에도 소외계층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리움미술관은 미술관 발전을 위한 주요 사항을 논의, 자문할 운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하고, 이 전 사장을 운영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앞서 모친인 홍라희 전 관장이 지난해 3월 리움미술관장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이 전 사장이 운영을 맡게 됐다.
'삼성 오너 일가'라는 상징성을 넘어 패션 업계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한 이 전 사장의 '깜짝 인사' 소식에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물산 내부에서도 삼성복지재단 측이 인사 내용을 공언하기 전까지 이 전 사장의 행보에 관해 어떠한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의 행보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16년 동안 그가 보여준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 이 전 사장은 서울예고와 세계 3대 패션스쿨인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2년부터 패션연구소 부장직을 맡아 제일모직에서 일해왔다. 이후 2009년 전무로 승진하며 패션사업과 광고마케팅 경영기획 업무를 겸직하다 2010년 부사장, 2012년 사장 승진을 거쳐 입사 13년 만인 2015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 올랐다.
이 전 사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로도 정평이 나 있지만, 그간 그가 보여준 경영 능력 역시 그룹의 공식 행사 등에서 보여준 남다른 패션 감각 못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이 전 사장은 제일모직 입사 이후 정구호 씨의 '구호'와 정욱준 씨의 '준지' 등 토종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주도하고, '빈폴'을 국내를 대표하는 의류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등 오늘날 삼성물산의 패션부분 사업 성장의 근간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은 오래 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며 "삼성복지재단의 신임 이사장에 선임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