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카드노동단체 "대형가맹점 마케팅 비용 부담해야"vs카드사 "결국 혜택 감소"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정부가 카드사 수수료 인하안을 확정하면서 카드사는 연간 8000억 원가량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정부와 카드노조 등은 사실상 마케팅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올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 또한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올해 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카드사가 상당한 수익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연간 8000억 원의 가맹점 수수료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카드회원에 혜택도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카드수수료 재산정 영향으로 매년 8000억 원의 수익이 감소될 전망인 만큼 매년 카드회원 혜택도 줄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는 카드사가 7000억 원의 수익이 감소한다면 회원 제공 혜택은 1000억 원 정도 줄어들 것이고 점차 혜택 감소분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8000억 원의 수수료 인하 여력을 카드사가 감내할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일회성 마케팅으로 제공되는 혜택이 많이 적용되는 가맹점이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비용구조가 바뀐다면 카드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산업 건전화·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금융위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 축소를 위해 부가서비스 적립·이용과 직접 관련된 가맹점에 직접 비용을 부과하도록 하는 방안을 꾸릴 전망이다.
이에 따르면 카드사 마케팅 비용으로 혜택을 주로 보는 대기업 가맹점이 수수료를 더 많이 부담해야한다. 부가서비스 이용이 대부분 대형 가맹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는 카드 부가서비스 관련 비용 80%가량을 전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로 공동 배분하고 있다.
앞서 카드 노동자 단체나 상인단체도 카드사가 대형 가맹점에 평균보다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은 1.91% 수준이다. 연 매출 5억 원 초과 500억 원 이하 일반 가맹점들의 평균 수수료율이 2.2%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소폭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올리는 것도 고객이 받는 혜택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마케팅 비용은 가맹점과 카드사가 균등하게 배분하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을 가맹점이 더 많이 부담한다면 결과적으로 혜택을 줄이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대형 가맹점 수수료 하한선을 정해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대형 가맹점들이 매출을 좌우하는 만큼 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산정하는데, 하한선이 없으면 큰 폭 인상은 어렵다"며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대형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올려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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