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GS건설·현산, 성남 은행주공 수주…대우 따돌린 이유는 (영상)

GS건설·현산 관계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조합원 등이 성남 은행주공 수주전 투표 결과가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성남=이한림 기자

'107표 차이' GS건설·현산, 대우건설 제치고 성남 은행주공 시공사 선정

[더팩트 | 성남=이한림 기자] "GS가 이겼다!"

2일 경기도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하 GS건설·현산)이 선정되자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장에서는 짧은 환호성이 들렸고, 이내 큰 함성으로 바뀌었다. 반면 GS건설·현산에 밀린 대우건설 관계자들은 고개를 저으며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창곡동 밀리토피아호텔 1, 2층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은행주공의 새 이름을 '자이아이파크'로 확정했다. GS·현산은 총 1940표(무효 79표) 중 984표를 얻어 과반수 이상의 득표율(50.72%)로 시공사에 선정됐다. 877표를 얻은 대우건설은 107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GS건설·현산 측(위)과 대우건설 측이 2일 오후 2시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는 성남 밀리토피아 호텔 정문 앞에서 총회에 참석하는 조합원들을 맞이하고 있다. /성남=이한림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 예정 시간인 오후 2시 이전부터 양 측의 홍보전이 볼거리였다. GS건설·현산과 대우건설 관계자들은 각각 브랜드 이름이 적힌 하늘색과 베이지색 띠를 두르고 총회 시작 전부터 호텔 정문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투표를 위해 총회를 찾은 조합원이 지나갈 때마다 90도로 인사하고 자사의 투표 번호(GS건설·현산 1번, 대우건설 2번)을 큰 소리로 외치는 등 신경전이 치열했다.

총회 시작 후 5시간 20여 분만에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GS건설·현산 관계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지했던 조합원들은 "GS! GS!"를 외치며 함께 환호했다. GS건설·현산에 투표했다고 밝힌 한 조합원은 "(GS건설·현산이) 진심으로 조합원의 행복을 위한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너무 기쁘고 오늘 잠을 잘 못잘 것 같다"며 "자이아이파크가 제안한 일반분양가나 이주비, 사업비 등이 대우 푸르지오보다 높아 조합원 부담이 덜한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 사장이 지난달 28일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정도로 공을 들였던 대우건설 관계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허망한 표정으로 총회장을 벗어났다. 대우건설을 지지한 한 조합원은 "자이아이파크는 대우 푸르지오보다 착공 시기나 공사 기간, 이주 기간이 길어 조합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텐데 결과가 왜 이렇게 나왔는 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2일 경기 성남시 밀리토피아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남=이한림 기자

◆ 조합원 부담? '107표 차이' 만든 이유는

양 측은 이날 시공사가 결정되기 전까지 사업참여제안서와 홍보물 등을 통해 각 자의 방식으로 '조합원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공언해왔다.

방식의 차이는 있었다. GS건설·현산은 예상 일반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 할인 등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대우건설은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저렴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실제로 GS건설·현산의 사업참여제안서에 따르면 조합 및 혁신설계 도급 공사비, 무이자 사업비, 이주기간, 공사기간 등에서 대우건설보다 높거나 길었다. 대우건설은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조합에 조합설계 7594억 원, 혁신설계 7447억 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GS건설·현산의 도급 공사비는 조합설계 7871억 원, 혁신설계 8370억 원이었다. 공사 기간도 GS건설·현산이 대우건설보다 7개월 길었다.

공사비가 높거나 공사 기간이 길다면 세대 당 조합원이 지불해야하는 분담금과 이주비 이자 등이 발생한다. 다만 GS건설·현산은 높은 공사비와 긴 공사 기간에 대해 오히려 "더욱 공들여 짓기 때문"이라고 홍보했다. 오히려 대우건설이 제시한 공사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만약 공사를 마칠 수 없을 경우 오히려 착공지연으로 인한 조합원 부담이 발생한다는 논리도 설파했다. 결과적으로 이게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조합에서 조합원에게 제공한 시공자 사업참여제안서 비교표. /이한림 기자

또한 GS건설·현산의 핵심 카드는 '일반분양가'였다. GS건설·현산의 홍보물에 따르면 자신들이 예측한 일반분양가가 대우건설보다 조건이 낫다고 공략했다. GS건설·현산이 제시한 일반분양가는 평당 2860만원으로 대우건설 평당 2600만원보다 10% 가량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반분양가는 시공사 선정 다음 과정인 관리처분계획인가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조합의 합의를 통해 결정된다. 조합원 부담금과 환급금도 이 때 결정된다. GS건설·현산은 추후 책정될 일반분양가와 조합원 부담금 등이 자신들이 내건 기준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결국 성남 은행주공 조합원 984명은 GS건설·현산에 더 큰 신뢰를 보냈다. GS건설·현산 관계자는 "현재 조건보다 미래 가치를 보신 것"이라며 "믿어주신 신뢰에 꼭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이행하겠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 조합원은 "다음이 더 중요하다. 어찌됐든 시공사가 선정됐으니 신속한 인허가를 통해 재건축 사업이 순항할 수 있도록 화합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GS건설·현대산업개발로 시공사가 선정된 성남 은행주공 아파트 재건축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두고 있다. 인가 후 분양가 등이 선정되고 시로부터 착공 허가를 받으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550번지 일대 15만1803㎡에는 총 39개동, 최고 30층, 총 3327세대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2kun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