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단위 계약 관행과 달리 이례적 '의리'…서희건설 "신뢰 이미지 부합해"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중견건설사 서희건설이 7년 째 자사 아파트 브랜드 광고 모델에 배우 한고은을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이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계약할 때 1년 단위 계약을 하는 건설업계의 관행과 달리 이례적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2011년부터 7년 째 자사 아파트 브랜드 '서희스타힐스' 광고 모델을 한고은과 함께 하고 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유명 연예인을 전면에 앞세워 1년 단위로 유명 연예인 마케팅을 진행했던 것과 이례적이다.
특히 건설사들이 2008년 금융 위기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다운사이클(업황하락)에 접어들며 스타마케팅을 중단한 뒤에도 서희건설은 여전히 한고은을 전면에 앞세워 자사를 홍보하고 있다.
과거에는 건설사들의 자사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분양하는 홍보 전단지와 TV광고 등에서 홍보 모델로 계약된 연예인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국내 건설사들은 아파트 브랜드를 런칭하며 광고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병헌, 채시라, 이영애, 장동건, 배용준, 손예진, 김태희 등 당대를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연간 5억~10억 원의 높은 개런티를 받고 광고 모델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함께 건설사 홍보 모델은 자취를 감췄다. 광고 자체도 곳간을 채워놓은 일부 대형건설사들만 간간히 연예인이 아닌 기업 이미지를 앞세우는 수준으로 명맥을 지켰다. 다만 이런 흐름과 달리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홍보 모델을 사용한 건설사가 있었다.
대표적인 업체가 서희건설이다. 서희건설이 배우 한고은과 처음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11년 10월이다. 이후 한고은은 현재까지 7년 째 자사 아파트 브랜드 서희스타힐스를 대표하고 있다. 1년 단위로 갱신하는 계약을 무려 6번이나 진행한 것이다.
특히 한고은이 최근 3년 간의 방송 공백이 있었지만 서희건설은 매년 계약을 갱신했다. 올해 한고은이 방송 활동을 다시 시작하며 서희건설 역시 자사의 모델을 앞세운 적극적인 홍보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서희건설의 광고 모델 전략은 업계에서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서희건설은 홍보 모델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08년 대한건설협회 시공능력평가 기준 53위였던 서희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37위까지 올라왔다. 대형 건설사처럼 1000세대 이상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는 아니지만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에서만큼은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이란 6개월 이상 일정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 85㎡ 이하 소형주택을 보유한 주민들이 공동주택을 짓도록 할 수 있는 제도다. 서희건설은 적정 위치를 선정해 해당 지역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 계획을 마련하고 조합원을 모아 서희스타힐스를 짓고 분양한다. 서희스타힐스 홍보 모델인 '한고은 효과'는 이 때 빛을 발한다.
서희건설이 한고은과 함께한 지난 7년 간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2013년 연간 영업이익이 189억 원이었으나 당기순손실이 639억 원이었을 정도로 적자를 기록했던 건설사였다. 그러나 꾸준히 지역주택조합 분야에서 수익을 내오더니 2014년 순이익 62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5년 째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228억 원, 순이익 98억 원을 기록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착공부터 준공까지 3년 여가 걸린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과 회사와의 신뢰도다"며 "(서희건설이 주는)신뢰도와 아이덴티티가 한고은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와 부합해 서희스타힐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1년 단위로 계약을 진행하지만 7년 째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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