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 회장 "금강산관광, 현대와 아태의 희생과 노력의 산물"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금강산에서 진행된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에서 "금강산관광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현대와 아태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다"며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을 위해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나갈 것이다"고 감회를 밝혔다.
현대그룹은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와 공동 주최로 '현대금강호' 출항 20년을 맞는 18일과 금강산 고성항에 도착한 19일에 맞춰 1박 2일 동안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온정각 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는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30여 명, 안민석 국회 체육문화관광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 조계종, 금강산관광 유관 기업 및 단체 관계자 70여 명과 북측의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부위원장, 금강산특구 관계자 등 80여 명, 인근 북측 주민 400여 명 등 600여 명이 함께 했다.
현정은 회장은 기념사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그룹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금강산관광이) 가능했고, 저의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이라는 대의를 위해 결국 자신의 삶까지 희생하며 다져 놓은 굳건하고도 소중한 인연이다"며 "현대그룹은 하늘이 맺어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소명 의식을 갖고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도 "20년 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것은 화해와 단합, 평화의 새 시작을 알리고 조국통일사에 뚜렷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의의 있는 장거였다"며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성스러운 여정에서 언제나 두 손을 굳게 잡고 어깨 걸고 나가자"고 화답했다.
축사에 이어 금강산관광 20년간의 연혁 소개와 현대와 아태가 공동 제작한 금강산관광 축하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는 현대의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과 북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금강산관광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대한 일화 등 20년간 진행된 다양한 일들이 소개됐다.
이후 현정은 회장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부위원장 등은 온정각 고 정몽헌 회장 추모비 인근으로 이동해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수를 했다.
이어진 '평양 통일예술단'의 축하 공연에서도 남과 북은 다채로운 공연을 관람하며 금강산관광 20주년의 역사의 의미를 가슴에 새겼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온정리 일대 주민 400여 명이 참석해 문화회관을 가득 채워 금강산관광 2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공연 관람을 마친 현 회장은 남북이 함께 주관한 공동연회에서 "단 한분의 관광객이 계시더라도 금강산관광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지난 10년을 견뎌 왔다"며 "열려라! 열어라! 열린다! 금강산!"으로 건배사를 외쳤다.
둘째 날에는 목란관에서 구룡폭포가 있는 관폭정까지의 구룡연 노정 참관하고, 지난 2007년 복원한 신계사를 경유한 이후 중식을 마치고 귀경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와 아태가 함께 남북공동행사를 진행해 다시 한번 민족 화해·협력의 금강산관광의 의미를 되새겼다"며 "조속히 여건이 조성돼 금강산관광이 정상화돼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에 이바지하고 통일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산관광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 1989년 북측과 금강산 공동개발 협정서 체결하고 19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 소떼방북에 나선 것을 기점으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같은 해 10월 29일 북한의 아태 김용순 위원장과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맺은 이후 11월 18일 동해항에서 실향민과 관광객, 승무원 등 1400여 명을 실은 금강호 출항을 통해 시작됐다.
지난 2003년에는 육로 관광을 시작했으며, 지난 2008년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 관광객 195만 명이 다녀왔고, 관광지역도 구룡연과 만물상 등 외금강, 삼일포, 해금강, 내금강 지역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