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생명·손보·캐피탈 등 자회사 CEO 대부분 '임기 만료'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대규모 자회사 사장단 인사 절차가 시작됐다. 김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진행하는 인선인 데다 자회사 마다 CEO 연임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16일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 CEO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에 CEO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금융 계열사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이다.
이번 농협금융 인사는 김광수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주도하는 사장단 인사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회사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반영해 CEO 인선에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자회사 CEO들이 참석한 3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 회의에서는 "전문성에 초점을 두고 인재를 배치할 것"이라며 인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농협금융은 이후 몇 차례 회의를 더 거친 후 빠르면 다음 달 초 자회사 CEO 후보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대부분 2년 임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이와 달리 농협 금융은 계열사 CEO 임기를 1년으로 정해 성과를 연임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농협금융 자회사 CEO 연임 여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고 있다. 먼저 이대훈 농협은행장에 대해서는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호실적을 끌어낸 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933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이 행장을 목표치로 연간 순익 7800억 원을 내세웠지만 3분기 만에 목표를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이 행장은 최초로 농협은행의 캄보디아 금융법인 인수에 성공했다.
반면 계열 보험사 수장들에 대한 평가는 다소 부정적인 편이다. 먼저 농협생명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6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1.8% 급감했다. 3분기에만 223억 순손실을 내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은 지난해 한차례 연임하기도 한 만큼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농협손보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농협손보 3분기 누적 순익은 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2%나 줄었다. 3분기 순손실은 177억 원에 달했다. 다만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이 이제 임기 1년 차인 만큼 당장 물러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혹은 농협생명 등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캐피탈 고태순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고실적을 내며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까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억 원 증가한 416억 원의 순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캐피탈이 설립 만 10년을 맞은 만큼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새 인물을 선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난 16일 첫 논의를 시작으로 당분간 후보군 압축 등의 여러 절차를 거쳐 자회사 사장단 선임을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 1월 새 임기가 시작될 예정인 만큼 다음 달에는 임원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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