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반토막 난 뉴코리아CC, 고승환 사장 역할에 기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현대중공업 출신의 고승환 신고려관광 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최측근이면서 한국 축구계 운영의 한 축을 맡았던 축구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골프장 운영을 맡은 지 1년을 맞이하면서 경영 성적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고승환 사장은 지난해 9월 호텔현대 대표에서 신고려관광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신고려관광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골프장 '뉴코리아CC'를 운영한다. 1966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에 인접한 명문 클럽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뉴코리아CC의 지난해 매출은 131억 원, 영업이익 9억 원을 기록했다. 전전년도 매출은 132억 원, 영업이익은 18억 원이다. 작년 매출은 전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난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뉴코리아CC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고승환 사장을 투입해 골프장 정상화라는 특명을 내렸다. 고승환 사장은 정몽준 이사장의 축구협회장 시절인 2005년부터 수족처럼 협회 업무를 수행해 온 경험이 있고 직전까지 레저 사업인 호텔현대를 경영했다. 축구협회 운영과 레저 사업을 이끈 경험이 골프장 사장까지 이어지게 된 셈이다.
고승환 사장이 신고려관광으로 옮기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호텔현대 매각이 꼽힌다. 고승환 사장은 지난 1985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05년부터 정몽준 이사장과 함께 축구협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에 복귀한 고 사장은 2014년부터 미주지역 관리부문장(전무)로 일하다 2015년 7월 호텔현대 대표에 선임됐고 그해 연말 부사장에 올랐다. 그는 호텔현대경포대를 비롯해 경주, 울산, 목포 등 호텔 운영을 총괄했다. 그러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9월 호텔현대 지분 100%를 한앤컴퍼니에 넘기면서 고승환 사장도 자리를 옮겼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더팩트>에 "고승환 사장이 호텔현대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신고려관광 대표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고승환 사장이 스포츠 단체 운영과 호텔 사업을 했다는 점이 골프장 운영과 연관성이 있지만, 국내 골프산업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골프인구는 2015년 399만 명이었는데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377명 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예상됐다. 골프인구는 줄었는데 골프장 수는 오히려 늘었다. 국내 골프장 수는 작년 521곳이었는데 올해 말 537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대중(퍼블릭)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32.4%로 전년도(29.2%)보다 3.2%p 상승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제주 제외)의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도 (-1.0%)보다 2.9%p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 골프 업계 관계자는 "골프 산업은 대부분 골프장에만 사업 역량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부족하고 경기 변동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뉴코리아CC는 골프장을 중심으로 한 종합휴양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골프 외에는 특별한 사업이 없는 상황이다.
신고려관광 관계자는 고승환 사장 취임 이후 골프장 운영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대해 "영업 비밀에 관련된 사안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승환 사장이 뉴코리아CC 대표로 옮긴 후 기록한 경영 성과는 내년 봄에 발표된다. 과연 반토막 난 영업이익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
◆정재계 인사가 찾는 뉴코리아CC, 정몽준 홀인원 기록도
신고려관광은 과거 친분이 깊은 국내 재벌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골프장이다. '신록회'라는 골프모임에서 만난 고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고 김종호 세창물산 회장, 고 단사천 한국제지 명예회장, 고 최주호 우성건설 회장, 고 우제봉 경산개발 회장 등이 1966년 20%씩 출자해 골프장을 지었다.
이들은 골프장을 통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도 친분을 쌓았다. 신고려관광 초대 주주 중 한 명이었던 우제봉 회장은 본인 지분을 고 박용학 대농 명예회장에게 매각했고, 박 회장은 다시 정주영 회장에게 지분을 양도했다. 그러면서 뉴코리아CC는 한동안 이동찬, 단사천, 최주호, 김종호, 정주영 등 5인 체제로 운영됐다.
이후에도 지분 승계와 주주간 손바뀜이 일어났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신고려관광 지분 20%를 늘려 40%를 소유했지만 2015년 11%를 주주들에게 매각해 29%를 보유 중이다. 이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3.67% 지분을 들고 있으며, 단재완 한국제지 회장이 12.08%,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10.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운영하고 있지만 5개 그룹이 교대로 운영을 한다. 현대중공업이 신고려관광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낮추면서 계열사에서 제외시켰다. 신고려관광은 대기업 계열사에서 빠지면서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뉴코리아CC는 오래전부터 정재계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골프장에 자주 나와 골프와 막걸리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몽준 이사장은 이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07년 9월 22일 15번홀(파3·170야드)에서 티샷한 공이 홀로 빠져들어가면서 뉴코리아CC 역대 홀인원 기록지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