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새로운 정책·규제 완화 등 건의
[더팩트ㅣ중구=서민지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이 한 달 만에 만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에게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요청했다. 특히 박 회장은 "생명과 안전 같은 필수 규제를 제외한 다른 규제들에 대해 '원칙적인 폐지'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성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역대 정부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장에서는 규제개혁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과 국민의 선택 기회와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규제개혁을 바라봐 준다면 이는 성장은 물론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정 목표에도 잘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달 12일 대한상의를 방문한 성 장관과 비공개 환담을 나눈 바 있다. 당시 기업인들 없이 일대일로 짧은 인사를 나눴던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 작심하고 성토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은 양정 성장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고,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이나 중국의 '제조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고 함께 협업해 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제조 2025'는 지난 2015년부터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산업 고도화 전략이다. 그동안 양적인 면에 치중한 제조 강대국이었다면, 앞으로는 혁신 역량을 키워 질적 성장을 이뤄내자는 취지다.
아울러 대한상의 회장단은 "수출이 반도체 업종에 편중돼 있고,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며 "편중화 현상에서 벗어나 업종 전반의 수출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산업부 차원의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외에도 제조업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개혁, 노동 부문 현장 애로 해소, 기업경쟁력을 고려한 에너지정책 추진 등을 건의했다.
성 장관은 제조업 회복과 규제혁신을 강조하며 이에 화답했다. 그는 "제조업은 경제의 근간으로 우리의 강점인 제조업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낸다면 혁신성장과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제조업 활력 제고와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경쟁력 강화, 규제혁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투자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다"며 "산업부는 우리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기업 애로에 대해 끝장을 본다는 자세로 서포터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성 장관과 박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