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아연 비롯해 황산·전기동·인듐·은부산물 등 비철금속 생산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연간 40만 톤의 아연을 생산하는 영풍석포제련소가 환경오염 문제로 일시 생산 중단할 위기에 놓이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풍석포제련소가 생산 중단할 경우 약 3000억 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 2월 폐수 유출 등 환경법 위반으로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 1일 대구지법이 제련소의 집행정지 신청을 수용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영풍석포제련소는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생산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9일 영풍그룹 측에 따르면 20일 생산 중단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약 3000억 원으로 지난해 석포제련소 매출 1조4077억 원의 21.31%에 해당한다. 영풍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매출보다 환경 오염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공장이 멈추면 정화 장치 등로 멈추게 되는데 이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 측에 따르면 제련소가 정지되면 재가동하는 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생산 중단에 따른 용액 제거 작업이 필요하고 재가동하는데 사전 준비 작업 등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풍은 20일간 생산 중단하면 약 6개월가량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연간 40만 톤의 아연을 생산한다. 이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연을 주력으로 황산과 황산동, 전기동, 인듐, 은부산물 등의 비철금속도 생산하고 있다.
영풍이 생산하는 아연은 용융도금과 다이캐스팅용 합금, 전기도금용 양극아연, 사진 조판용, 산화아연, 아연판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아연은 철강 표면에 붙여 철보다 먼저 산화해 철의 부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영풍석포제련소에 생산하는 아연은 현대제철을 비롯해 동국제강, 풍산,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철강회사가 자체적으로 아연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영풍의 아연의 의존도가 높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처분 상태이지만 영풍석포제련소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풍그룹의 아연 생산량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생산이 멈추면 철강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석포제련소의 환경 오염 문제를 놓고 환경단체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영남권 주민들은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오염물질이 나온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이들은 영풍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공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 2월 폐수 유출 등 환경법 위반으로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받았다. 이에 영풍석포제련소는 4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조업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냈다. 하지만 중앙행심위는 영풍석포제련소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달 26일 대구지법에 행정소송과 함께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대구지법은 1일 영풍석포제련소의 집행정지 신청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 조업정지 처분이 당분간 효력을 잃게 되면서 영풍석포제련소는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상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