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오스템, 경쟁사 덴티움에 영업이익·中시장·주식 ‘3패’ 굴욕 왜

국내 임플란트 1위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 뒤를 덴티움이 바짝 쫓아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제공

오스템임플란트 1위 시장 입지 ‘흔들’, 영업 전략 실패했나?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33%를 차지하며 시장을 지배하는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가 업계 2위인 덴티움에게 굴욕을 맛보는 중이다. 오스템은 경쟁사 덴티움에 상반기 영업이익률에서 크게 뒤쳐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 임플란트 시장에서 고공성장 중인 덴티움에 비해 미미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덴티움에 시가총액에 뒤지면서 업계 1위 명성에 흠집이 생기기도 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오스템은 국내 임플란트 시장점유율 33%에 육박하는 등 10년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국내 치과용 임플란트 분야 최강자이다. 반면에 덴티움은 16%로, 오스템과 점유율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덴티움이 맹추격하면서 1위인 오스템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템은 임플란트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드는 한편, 영업 전략 실패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업계 2위 덴티움, 영업이익률만 보면 오스템 눌러

상반기 주요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에서 업계 2위인 덴티움이 오스템을 역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덴티움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33억 원으로, 141억 원인 오스템보다 92억 원 높다. 영업이익률은 차이가 더 크다. 덴티움(매출액 882억 원)의 영업이익률은 26.4%로 6.4%인 오스템(2211억 원)보다 크게 앞섰다.

영업이익률 격차의 요인 중 하나로 오스템과 덴티움의 서로 다른 영업 전략이 꼽힌다.

오스템은 고정비가 많이 들지만 직접 판매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반면, 덴티움은 직접 판매와 간접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덴티움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말 전체 직원 수는 오스템임플란트가 1601명, 덴티움이 405명으로, 판관비 역시 오스템(566억 원)이 덴티움(207억 원)보다 월등히 높다.

다만, 덴티움과 오스템의 서로 다른 회계 방식 처리가 영업이익의 변수의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덴티움은 장기 공급계약에 따른 선수금을 한꺼번에 매출로 잡지만 오스템은 선수금을 매출로 바로 인식하지 않고 제품 출고 시점에 매출로 잡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덴티움과 오스템의 회계 처리 방식 차이로 인해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에 차이가 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덴티움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성장성과 수익성 등을 살펴보면 오스템이 긴장해야할 정도로 덴티움이 추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주요 실적 비교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매출액 2211억원 882억원 영업이익 141억원 233억원 영업이익률 6.4% 26.4%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제공

덴티움의 2018년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업계 1위의 오스템임플란트를 넘어섰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뉴시스 제공

◆ ‘기회의 땅’ 중국 시장서 ‘희비’ 엇갈려

덴티움의 급격한 성장에는 ‘중국’이라는 잠재력 높은 시장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오스템은 중국 시장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중국 임플란트 보급률은 아직 10% 이하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급격한 고령화 진행, 삶의 질 개선 및 고소득층 증가, 치과 치료에 대한 국가 정책 강화 등으로, 중국 임플란트 시장은 지난해 1억6000만 달러에서 2023년에는 4억9000만 달러로 향후 5년간 연평균 20%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오스템과 덴티움 모두 중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오스템과 덴티움의 희비는 명확히 엇갈리고 있다. 덴티움은 중국 매출 1위 업체인 오스템에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덴티움은 13%로, 21%인 오스템을 바짝 추격했다. 올 상반기 기준 각사의 중국 매출액도 덴티움이 317억 원, 오스템(중국·광동·천진법인 합산)이 353억 원이다.

그러나 오스템의 중국법인의 경우 꾸준한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오스템 중국법인 영업 손실은 지난 1분기의 26억 원에 이어 올 2분기 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오스템 중국법인은 분기별로 23억 원, 31억 원, 20억 원, 90억 원의 꾸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스템 관계자는 <더팩트>에 “중국 임플란트 시장의 교육, 영업망 구축에 투자하는 단계라서 아직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낮게 나오는 편”이라며 “빠르면 내년에는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내 매출의 경우 매년 10% 이상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성장세에 맞물려서 영업이익도 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템이 AIC(Apsun Dental Implant Research & Education Center) 교육 등 중국 임플란트 관련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는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임플란트 시장 초기 단계라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치과의사 수가 적다. 오스템은 AIC 교육에 참여한 치과의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덴티움은 중국 영업이익을 따로 구하고 있지 않지만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티움 관계자는 “국내 수출을 통해 중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중국 내 따로 영업이익을 구하지는 않지만 이익률만 볼 때 국내, 해외 통틀어서 중국의 이익률이 가장 높다”며 “가장 큰 이유로는 공급 가격도 높을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 형성되어있는 가격 자체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조만간 덴티움이 오스템을 누르고 중국 시장 매출 1위 업체에 등극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덴티움은 연내에 중국에서 임플란트 제조 인허가 취득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티움은 지난 6월 중국 공장실사가 완료됨에 따라 연내에 순조롭게 최종 허가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덴티움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국내에 비해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지금의 성장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경쟁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성이 높게 나오지만 성장성 비율은 덴티움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 업계 1위 오스템, 주식 시장에선 덴티움보다 ‘동생’

앞서 덴티움은 지난해 3월 15일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업계 1위 오스템이 코스닥에 있는 상황에서 2위 기업이 코스피에 상장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덴티움은 코스피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고 6일 종가 기준, 8만2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오스템은 같은 날 4만5450원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덴티움에 시가총액이 밀리기도 했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시가총액은 6457억원으로 덴티움(8988억원)보다 2531억원이 적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서는 오스템보다 덴티움이 형이라고 할 수 있다”며 “덴티움이 코스피에 이름을 올리고, 시총에도 앞서고 있어 오스템 내부적으로 큰 동요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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