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난 카드사, 수수료 추가 인하에 '울상'…대책 마련 '시급'

정부가 카드수수료에 대한 추가 인하 정책을 논의하면서 카드사 수익 악화가 더욱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카드사 CEO와 카드수수료 산정체계 개편 등 업계 현안 논의를 위해 진행한 간담회의 모습. /뉴시스

내년 경영계획 비상…대규모 구조조정 일어날까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정부가 카드사 수수료 인하 정책을 고수하면서 카드사 실적도 급감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해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향으로 정부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카드사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에서 수수료를 현행보다 더 낮추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기타마케팅비용(일회성 마케팅비)'를 축소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마케팅비용은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부가서비스 혜택 등을 주는 데에 사용되는 비용이다. 카드 포인트나 마일리지 등을 제공하는 비용 또한 일회성 마케팅 비용에 포함된다. 정부는 이러한 일회성 마케팅을 줄이면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6조724억 원에 달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포인트와 마일리지 같은 카드 사용자 혜택 부담을 가맹점이 진다"며 "부가서비스 규모를 적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수수료 인하 정책'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이 크게 줄어든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축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금도 경쟁 심화에 영업 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까지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

카드사 수익이 악화되면서 인력 감축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신용 판매 수익이 급감하면서 카드사 수익은 크게 악화됐다. 올해 3분기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누적 순이익 3955억 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7806억 원)보다 49.3% 감소한 수준으로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대손충당금 환입 등 지난해의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 실적이 하락한 것이다.

다른 회사도 비슷한 실정이다. 삼성카드는 3분기까지 지난해보다 9.9% 감소한 누적 2750억 원의 순익을 냈고 하나카드 또한 전년 동기보다 17.6% 감소한 801억 원의 3분기 누적 순익을 내는데 그쳤다.

수익성 악화에 경영전반에 대한 위기감까지 대두되자 카드사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1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수수료 인하 정책은 카드 산업을 말살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카드사 종사자들의 생계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 또한 "아직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업황 어려움에 따라 사실상 카드사들의 인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영 컨설팅사가 카드사에 인력 감축을 권고하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경영 관련 컨설팅을 의뢰한 결과 인력 감축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하지만 현대카드 관계자는 "경영 자문을 받았을 뿐 구조조정이나 인위적인 인력 감축 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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