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CEO 성적 진단④] '원뱅크' 이끈 함영주 하나은행장, 남은 과제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3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함 행장은 통합 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팩트 DB

올해 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저마다 '최고'를 경신하면서 은행권 수장들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실적 기준 5대 은행으로 꼽히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수장의 경영 전략은 국내 금융 전반을 이끄는 주요 역할을 한다. 은행 수장들 모두 1년 이상 조직을 이끄는 '간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더팩트>는 이들의 성과를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은행, 또 우리 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외환은행과 성공적 통합 '호평'…'채용 비리 연루'는 약점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올해로 임기 4년 차를 보내고 있다. 함 행장은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이후의 첫 행장으로 두 은행의 '융합'을 성공적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함 행장이 '3연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외환·하나 성공적 통합 '호평'…실적도 '성장세'

함영주 행장은 지난 2015년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통합된 이후 초대 통합은행장을 맡았다. 첫 임기 동안 함 행장은 두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합치고 통합 노동조합을 이끌어냈다.

함 행장은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하나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통합은행 3년 차를 맞는 시점에 조직 안정과 시너지 극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그를 평가했다.

통합 4년 차인 올해 함 행장은 마지막 '과제'로 꼽히던 인사제도 통합에 나섰다. 하나은행 노사는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마련하고 인사나 급여·복지제도 통합안을 구축하기로 했다. 제도 통합까지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함 행장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함 행장 부임 기간 동안 통합 하나은행 수익성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6년에는 1조3802억 원의 순익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2조1122억 원까지 순익을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도 1조7576억 원의 누적순익을 올리며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함 행장은 영업문화 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고 이를 이끌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워라밸)'을 중시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여러 제도를 도입해 근로문화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지점에 대한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함 행장은 작년부터 '컬처뱅크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은행 지점을 문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1호점인 서래마을 지점을 시작으로 광화문에 2호점을, 잠실에 3호점까지 개점했고, 지난달에는 강남역에 컬처뱅크 4호점을 열면서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함영주 행장의 남은 임기는 5개월 가량이다. 남은 임기동안 채용비리나 인사제도 통합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더팩트 DB

◆ 남은 5개월이 연임 여부 결정할 듯…'채용 비리' 등 촉각

함영주 행장에게 남은 임기는 5개월가량이다.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확실한 '연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먼저 아직 확실하게 '채용비리 혐의'를 벗지 못했다. 지난 5월 검찰은 함 행장에 대해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법원이 이를 기각했지만 검찰은 함 행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검찰은 함 행장이 지난 2013~2016년 진행한 신입사원 채용에서 고위인사들과 관련된 지원자들을 부정 채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합격자 성비를 미리 정해뒀다는 의혹을 받으며 성차별 채용 혐의도 받고 있다.

함 행장은 지난 8월 진행된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함 행장 변호인은 "합격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함 행장의 지위를 활용하지 않았다"며 "하나은행은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으로 사기업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채용의 재량을 지닌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앞서 추진하던 '화학적 통합'을 완성해야 한다. 지난 9월 인사·급여·복지제도에 대해 당초 올해 9월 말까지 통합안을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여러 현안이 있다 보니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기한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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