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샤오미 '포코폰F1' 다음 달 국내 출시
[더팩트ㅣ삼성동=이성락 기자]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다양한 기능이 더해지면서 스마트폰 가격이 점점 비싸지는 추세다. 샤오미는 이런 추세를 바꾸려고 한다."(제이 마니 포코 글로벌 제품총괄)
샤오미가 초고가 스마트폰 홍수 속에서 전략 스마트폰 '포코폰F1'을 출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전면에 내세운 '반전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나선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국내 시장 출시는 이번이 2번째다. 경쟁사의 전략 스마트폰 대비 50만 원 이상 저렴한 신제품 '포코폰F1'이 그동안 외산폰에 따가운 시선을 보냈던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샤오미 국내 총판 지모비코리아는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전략 스마트폰 '포코폰F1'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지모비코리아는 다음 달 12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를 통해 '포코폰F1'의 사전 예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행사의 시작은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가 알렸다. 그는 무대에 올라 '최고의 제품을 가장 착한 가격으로 제공해 소비자를 감동시킨다'는 샤오미의 브랜드 정신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후 '포코폰F1'을 샤오미가 초심을 되새기기 위해 기획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정승희 대표는 "사람들은 항상 샤오미가 어떻게 이렇게 가성비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내는지 궁금해한다. 이는 유통 생태계 이익보다는 철저히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며 "'포코폰F1'은 프리미엄폰 성능을 갖추면서도 동일한 제품 대비 가격이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포코'는 샤오미의 서브브랜드다. 스페인어로 '조금'을 뜻한다. 저렴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샤오미의 의지를 브랜드명을 통해 드러낸 셈이다. 이번에 공개한 '포코폰F1'의 출고가는 42만9000원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845, 6기가바이트(GB) 램, 저장공간 64GB UFS 2.1 4000mAh 대용량 배터리 등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췄다. 고사양 게임을 원활히 구동할 수 있도록 발열을 잡아주는 수냉식 쿨링 시스템도 장착했다.
이외에도 후면과 전면 카메라는 인공지능(AI) 포트레이트·AI 뷰티파이·AI 씬디텍션 등 AI 기능을 지원한다. 후면 AI 듀얼 카메라는 12MP 소니 IMX363 센서와 듀얼 픽셀 오토포커스 등을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한다. 전면 카메라는 슈퍼 픽셀 기술이 결합된 20MP 센서를 채용해 노이즈가 최소화된 생생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날 샤오미와 지모비코리아는 '포코폰F1'의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기 위해 경쟁사 제품의 성능과 가격을 대형 화면에 띄웠다. 105만6000원의 삼성전자 '갤럭시S9플러스'와 89만8700원의 LG전자 'G7' 등 올 상반기 출시작과 다음 달 2일 출시 예정인 136만4000원의 애플 '아이폰XS' 등이 비교 대상이었다.
제품 설명을 맡은 제이 마니 포코 글로벌 제품총괄은 "소비자들은 품질이 똑같다면 그다음엔 가격을 고려한다"며 "'포코폰F1'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 뒤 만들어진 제품이다. 샤오미의 지원을 받아 공급망을 활용, 카메라·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을 저렴하게 구매해 '포코폰F1'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코폰F1'은 샤오미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출시하는 2번째 제품이다. 앞서 샤오미와 지모비코리아는 지난 7월 대화면 스마트폰 '홍미노트5'를 국내 출시한 바 있다.
가격이 아무리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샤오미가 '포코폰F1'을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은 애플 '아이폰' 외 외산폰의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 중국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보안이 취약하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에도 샤오미 측은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 마니 총괄은 "국내 소비자가 같은 성능에 가격이 훨씬 저렴한 '포코폰F1'을 알게 된다면 다음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충분히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보안 수준은 우려가 있는 중국 회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다. 감사 업체로부터 스마트폰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샤오미의 자신감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있다. '포코폰F1'은 지난 8월 인도 출시 당시 5분 만에 약 300억 원 판매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포코폰F1'은 샤오미의 인도 시장 점유율 상승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기록해 삼성전자(23%)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국내 시장에서도 직구 채널을 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폰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포코폰F1'의 해외 직구로 인해 4000만~5000만 원의 판매액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 마니 총괄은 "인도에서도, 최근 출시한 유럽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인기 이유는 스마트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파워 유저들이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파워 유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