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비은행 고른 성장에 웃은 KB, 신한 따돌리고 리딩뱅크 '고수'

올해 3분기 금융사 실적 발표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리딩뱅크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사진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모습(왼쪽부터). /더팩트 DB

KB·신한, 3분기 누적 순익 격차 2000억 원까지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KB금융지주(KB금융)가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동안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신한금융)와의 순익 차이를 2000억 원대까지 벌리며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 또한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추진하면서 호시탐탐 '리딩뱅크'를 노리고 있지만 당분간은 순위 역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6일까지 발표된 금융권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지켰다. KB금융은 3분기까지 누적 2조8688억 원의 순익을 올리며 2조6434억 원의 누적 순익을 거둔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2000억 원대로 벌렸다.

특히 은행 부문에서 KB금융이 크게 앞섰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누적 2조793억 원의 순익을 올렸고 신한은행은 1조8156억 원을 올렸다. 이미 은행에서 2000억 원대까지 순익이 벌어진 셈이다.

뿐만 아니라 비은행 실적도 순익 격차를 벌리는 데 일조했다. 특히 카드사 실적 격차가 줄어들면서 신한금융이 궁지에 몰렸다. '업계 1위' 카드사를 보유했지만 업황 자체가 둔화되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3분기 3855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49.3% 감소한 실적으로 지난해 있었던 충당금 환입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크게 떨어진 실적이다. 반면 KB국민카드는 2455억 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을 올리면서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좁혔다.

KB금융의 질주는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졌다. 2017년 2분기 KB금융은 신한금융의 분기 실적을 누르면서 '리딩뱅크' 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추세를 이어가던 KB금융은 결국 9년동안 금융권 '톱'을 지킨 신한금융을 밀어내고 6분기 내내 실적 '1위'를 지키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익 격차는 2000억 원대로 벌어졌다. /더팩트DB

두 금융지주사는 분기별 순익에서부터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들어 분기마다 9000억 원 대의 순익을 올렸다. 반면 신한금융은 3분기 내내 각각 8000억 원대 순익을 올렸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각 분기별로 보면 올해 1분기 KB금융은 9682억 원, 신한금융은 8575억 원의 순익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에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9486억 원, 9380억 원의 분기별 순익을 올리면서 격차가 줄어드는가 했지만 3분기에는 다시 KB금융이 9538억 원, 신한금융이 8478억 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차이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당분간은 KB금융이 '리딩뱅크' 지위를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외치며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아시아신탁까지 인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가 지연될 여지가 있다"며 "과거 M&A 성공 역사가 계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KB금융 또한 견실한 자본력으로 향후 이익 창출의 기반을 미리 마련하고 있다는 평이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B금융은 가장 견실한 자본력과 이익 창출력을 보유한 금융지주사로써 향후 적정 타깃이 있을 경우 인수합병을 성사시킬 힘이 있다"고 평가하며 "적극적인 자본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KB금융의 비은행 자회사 업황이 다소 부진했지만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로 은행 실적이 올라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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