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개척 강화' 상위권 증권사, 홍콩법인 증자 '러시'…이유는

국내 주요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맨 위부터)가 홍콩법인 유사증자 및 출자를 통해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더팩트 DB

미래에셋대우·한투증권·NH증권, 해외시장 공략 '분주'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가 위축된 한국 시장에서 해외 투자은행(IB) 시장 공략으로 눈을 돌리며 해외법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 대전의 무대로 홍콩을 낙점해 현지법인 유상증자 및 출자에 나섰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 시장을 향후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내다보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홍콩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력지수 중 금융시장 개발 구성요소 4위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 지역 진출이 원활한 '황금입지'를 갖췄다는 평가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월 홍콩 법인인 '미래에셋시큐리티(HK)'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100억 원 규모로 출자했다. 인도법인의 증자를 위한 거점으로 홍콩을 택한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해외법인의 투자은행 업무 성과를 실적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10개국에 14개 거점(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를 보유하는 등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이 중 홍콩법인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몽골, 베이징 법인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해외법인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지난 3월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으로 취임해 홍콩법인 덩치 불리기에 전격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10개국에 14개 거점(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를 보유하는 등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이 중 홍콩법인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몽골, 베이징 법인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해외법인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최근 미래에셋생명 사내방송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미래에셋의 투자 방향성"이라며 "미래에셋이 해외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자산만 공급하면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홍콩을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로 꼽으며 현지 법인을 키우기에 힘쓰고 있다. /AP.뉴시스

한국투자증권 역시 해외 투자은행 격전지로 홍콩을 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4억 달러(약 4500억 원) 규모의 홍콩 법인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주식을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홍콩 현지 법인은 1000만 달러에서 4억1000만 달러로 40배 이상 자본 규모를 늘려 현지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홍콩법인에 해외 트레이딩 센터를 만들어 현지 운용시장에 진출해 아시아 금융 거점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IB들과도 경쟁할 준비를 끝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 고유 계정으로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프롭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과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후 해외 대체투자 상품, 투자금융(IB) 딜 소싱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홍콩법인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지난 9월 홍콩 법인 사업 확장을 위해 현지 법인에 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 총 자본 규모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2516억 원 수준에서 3900억 원대로 증가하게 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월 취임과 동시에 "NH투자증권은 기관·개인·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또한 "IB 부문 영업익을 2년 내 30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면서 "5년 후 1조 원을 버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홍콩 법인을 키우고 있는 배경에는 홍콩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로 꼽히는 것은 물론, 홍콩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할 역량을 갖췄다는 판단에 있다. 현지 법인 실적만 놓고 보더라도 실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대우 홍콩 법인의 영업수익은 370억 원, 순이익은 286억 원 수준이었다. 동일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홍콩 법인은 반기 영업수익으로 16억 원, 순손실 2억 원을 기록했지만 자기자본은 1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또 NH투자증권 홍콩 법인은 영업수익 289억 원, 순이익 100억 원을 달성했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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