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양산화 목표…변수는 중국의 견제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폐쇄적인 정책 등 한국 기업에 대한 견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거나 새로 설립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LG화학은 지난 23일 중국 난징 빈강 경제개발구에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현장에 참석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살폈으며 최신 기술과 설비를 투자해 세계 최고 공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LG화학 난징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은 2023년까지 2조10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말부터 1단계 양산을 목표했다. 양산 단계에 돌입하면 연간 32Gwh(약 50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또한 LG화학은 제2공장은 난징 신경 경제개발구에 위치해 있는 LG화학 난징 전기차 배터리 제1공장(2015년 준공)과 불과 4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 2개 공장을 포함해 한국, 유럽, 미국 등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2020년까지 연간 150만 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진수 부회장은 "남경 제2공장에 최신 기술과 설비를 투자해 급격하게 성장중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고 공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 붙였다. LG화학이 독자적으로 중국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라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현지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리스크를 줄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금탄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이 합작법인은 오는 2020년까지 8200억 원을 투자하며 연간 30kWh(약 25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전망이다.

또한 이달 7일에는 같은 창저우 금탄 경제개발구에 40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셀 공장 부지를 건설하는 기초공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 3분기에 양산화를 목표하고 있다. 또 배터리 셀 공장은 합작사로 건설 중인 금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준공되는 시점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 변수는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

이처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양산화를 목표하는 이유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가 2020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대 수요를 보유한 중국에서 2020년부터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기 때문에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무한 경쟁이 예고된다.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올라가고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조사업체인 SNE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9년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로 6년간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들도 소폭 차이는 있지만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최소 2배 이상의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폐쇄적인 경향이 국내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대해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를 외면하는 규제를 펼치며 투자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20년 보조금이 폐지되더라도 시장 환경을 섣불리 예측하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2020년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폐지할 경우 공정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지는 지켜봐야할 일이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대비하는 것도 있지만 중국 공장을 아시아 전체 시장의 기점으로 삼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