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에 컨퍼런스콜까지' 롯데케미칼, 창사 이래 첫 행보 배경은?

롯데케미칼이 다음달 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컨퍼런스콜 형태의 기업설명회를 열고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롯데케미칼 "시장 소통 강화 차원"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화학업체 롯데케미칼이 외부로 드러내는 기업 문화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7월 창사 40여 년만에 첫 TV광고를 한데 이어 다음달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처음으로 컨퍼런스콜을 연다. 그간 소홀했던 시장 소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컨퍼런스콜은 전문적 문제를 토론하기 위한 모임이라는 뜻인 컨퍼런스(Conference)와 전화의 콜(Call)의 합성어로 상장사에서 실적을 발표할 때 기관투자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자사의 실적과 향후 전망을 설명하기 위해 여는 전화회의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대부분의 상장된 대기업들이 분기마다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있으며 화학업계에서는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이 경영실적과 향후 계획 등을 컨퍼런스콜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다음달 1일 예정된 2018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컨퍼런스콜 형식의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 단 초청된 기관투자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틀 대상으로 핀코드 접속을 통해 진행하며 미디어나 주주를 대상으로 하진 않는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이 컨퍼런스콜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창사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롯데케미칼은 금융감독원에 잠정 집계된 실적을 공시하거나 관련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형태로 기업설명회를 대체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30일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을 배경으로한 TV광고를 제작해 송출했다. /롯데케미칼 TV광고 갈무리

또한 롯데케미칼의 '창사 이래 처음 타이틀'은 이 뿐만이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창사 후 처음으로 TV광고를 방영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시장 소통 강화 행보가 이례적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대표적인 화학업체이지만 그간 기업설명회나 TV광고 등 시장 소통 창구를 열지 않아 시장 반응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TV광고는 기업의 이미지나 신제품, 신사업 등을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흔히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업체들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롯데케미칼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 섬유, 합성소재의 원재료인 모노머, 폴리머 사업의 재료를 생산해 정유업체 등에 납품하는 대표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간 거래)업체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갖는 위상이 과거와 달라진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의 그룹 내 위상은 남다르다. 롯데는 대중들에게 유통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 상반기만 봤을 때 화학업체인 롯데케미칼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2조928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LG화학을 9억 원 차이로 따돌리고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전선 복귀도 롯데케미칼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 회장은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처음으로 경영수업을 받았으며 1년 뒤 회사를 상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후 롯데케미칼의 해외 사업 투자와 관련해 직접 결재를 주도하고 있을 만큼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TV광고를 제작하고 컨퍼런스콜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TV광고는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위상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며 컨퍼런스콜을 통한 기업설명회는 시장 소통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며 "앞으로 계속 컨퍼런스콜을 개최한다거나 대상을 주주, 미디어 관계자 등으로 확대할 지 여부는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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