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화·CJ' 묵묵히 꾸준히 한결같이…'회장님 스포츠 사랑'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 한화, CJ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구단과 팬들의 '팬심'과 어우러져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야구와 축구, 골프에 이르기까지 종목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이어지는 그룹 총수의 남다른 애정과 '통 큰' 후원은 팬들은 열띤 응원과 더해져 각 구단의 '호실적'으로, 더 나아가 기업 브랜드 홍보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8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의 경우 LG, 롯데, 한화, 두산, 기아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에서 구단주 역할을 자처하며 안팎으로 힘 싣기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야구 사랑'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1차전이 치러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부인 서영민 여사와 응원전에 나섰다.
특히, 지난 2015년에 이어 3년 만에 경기장을 찾은 김 회장은 구장 전 좌석에 장미꽃 1만3000송이를 준비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 '가을 야구' 대열에 합류한 한화이글스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팬들 역시 매회 한화이글스의 공격 때마다 한 손에 장미꽃을 들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김 회장은 구단을 통해 "한화이글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팬들의 응원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구단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화이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선수와 팬들은 물론 김 회장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전에서 가을야구가 펼쳐진 건 지난 2007년 10월 17일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무려 4020일 만이다. 그간 김 회장은 부진한 성적 속에서도 2015시즌 김성근 감독을 영입은 물론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뿐만 아니라 160여억 원을 들여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구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선수들의 연습 및 경기 환경과 팬들의 편의 개선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다. 지난해 야구(KIA 타이거즈)와 축구(전북현대 모터스) 두 종목에서 8년 만에 동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며 국내 스포츠 업계에 새 역사를 쓴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뜻깊은 기록을 달성했다. 2018 프로축구 KEB하나은행 K리그1에서 전북 현대가 우승하며 K리그 통상 '6번 째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거둔 것.
전북현대의 눈부신 활약에는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감독의 전술, 팬들의 응원 외에도 구단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부회장의 지원도 한 몫을 차지한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단과 어깨동무를 하며 응원가를 부르는 정 부회장의 모습은 전북현대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3년 200여억 원을 투자해 전북 완주군에 숙식과 훈련, 재활, 치료 시설을 모두 갖춘 클럽하우스를 세운 것은 물론 구단이 주관하는 국내외 행사에 대한 지원도 끊임없이 유지해 왔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도 올 시즌 우승 소감에 관해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한 구단의 적극적 지원과 팬들의 큰 성원, 선수들의 헌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구단주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단 서포터즈 역시 정 부회장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경기장에 걸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정 부회장은 전북현대 구단주라는 타이틀 외에도 대한양궁협회 회장과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KIA 타이거즈 구단주 등 비인기 종목에서부터 인기 프로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후원자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골프 종목에서 스포츠와 기업 브랜드 기반의 문화플랫폼을 융합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난 21일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지난 18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더 CJ컵 나인 브릿지(이하 더 CJ컵)'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더 CJ컵'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대회다.
1회 대회 때 3만5000여 명이 대회장을 방문하고, 전 세계 227개국 10억 가구에 중계방송되며 약 1668억 원의 미디어 노출효과를 일궈낸 CJ그룹은 올해 방문자 수가 4만여 명으로 늘면서 골프 대중화는 물론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번 대회에 대해 PGA투어 관계자는 물론 외신들도 '더 CJ컵'의 운영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기자간담회에서 "나인브릿 코스는 미국의 어떠한 PGA투어 대회 코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며 "CJ측에서 대회를 정말 잘 준비해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회 전부터 제주도에서 사전 준비에 나선 이재현 회장은 이재현 회장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부스에 방문해 글로벌 마케팅 활동에 관해 보고받고, 부스를 운영하는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PGA, LPGA 무대에서 국내 선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뽐내고 있지만, 정식 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을 늘 꼬리표처럼 달고 있었다"며 "'더 CJ컵'은 골프라는 종목에서의 위상은 물론 CJ그룹을 비롯해 후원사로 참여한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