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택시 전국 파업, 출근길 시민 불편 호소 미미
[더팩트 | 구로·분당=지예은 기자·김서원 인턴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T 카풀' 출시에 반발해 택시 기사들이 운행 중단에 참여했다. 18일 오전 출근길에 서울 시내와 외곽 등지에서의 택시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택시 대란'은 없었다. 출근길에 나선 일부 시민들만이 불편을 호소했다.
<더팩트> 취재진이 이날 오전 8시 30분에 찾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 택시 승차장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평소라면 5~6대쯤 길게 늘어서 대기하고 있어야 할 택시가 한 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행여나 택시가 오지 않아 출근길에 늦을까 노심초사했다. 약 15분 동안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기다린 한 40대 남성 직장인은 "평소 승차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오늘은 한 대도 없다"며 "'쉬는 차' 안내판을 달고 승차 거부하는 택시를 보며 지각할까 초조하다"고 말했다.
반면 출근길에 택시를 잡으려다 포기하고 버스나 지하철로 발길을 돌리거나 '카카오택시'를 잡으려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시민들도 존재했다. 동시간대 택시 승차장과는 달리 버스 정류장에는 5배 이상에 달하는 40명의 시민들이 줄을 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하던 한 50대 여성은 "택시를 주로 이용하고 다니지만 오늘은 버스를 타려고 조금 일찍 나왔다. 다행히 늦지 않을 것 같다"며 웃으며 답했다. 신도림역에서 종로구까지 택시를 타고 통학하는 한 대학생은 "출근 시간에 이렇게 택시가 없는 걸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택시' 앱으로 택시를 예약해 서둘러 올라탔다.
이와 같은 상황은 서울 시내뿐만 아니라 서울 인근 경기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8시 출근길에 나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직장인의 얼굴은 다소 평온해 보였다. 택시 파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운영 중인 택시로 출근에 큰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정자역 인근 택시 승차장에는 2~3대의 택시가 손님 맞을 준비로 대기 중이었다.
평소 지하철역까지 택시를 이용한다는 한 30대 직장인은 "대기하는 택시가 평소에 비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무리 없이 택시를 잡아탈 수 있었다. 별다른 불편함은 못 느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경기 택시보다 오히려 오늘은 서울로 가는 택시가 눈에 많이 띈다"며 "택시 파업한다고 하는데 맞나"고 의아해했다.
오전 9시쯤 취재진 역시 직접 택시를 잡아 타보기로 했다. 당시 한 대도 택시가 없었지만 10분도 채 안돼서 택시가 등장해 취재진 앞에 섰다. 택시에 승차한 후 기사에게 "(오늘) 파업인 거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운영 중이시나"고 묻자 "대대적으로 파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돈은 벌어야 되지 않나"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집회에 참여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오전 중 좀 더 운영해 보고 오후에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말고도 오늘 일하는 기사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회한다고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많이 모일지는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개인택시조합과 법인택시 조합 등은 이날 오전 4시부터 오는 19일 오전 4시까지 24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서울택시조합 측은 서울 개인택시 4만9242대, 법인택시 2만2603대로 총 7만1845대 운전자가 파업에 참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조합은 또 18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집회에서 파업 결의문을 낭독하고 청와대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전 출근길 '택시 대란'은 피했으나 택시를 운행한 상당수의 기사들이 이때 집회에 나갈 수 있어 오후 퇴근길에는 택시 운행 중단에 따른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