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첫 국감 어땠나…자유한국당 의원, 일제히 질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0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 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한국당 '드루킹 사건' 집중 추궁…구글 등 역차별 문제는 여야 한 목소리

[더팩트ㅣ과천=이성락 기자] 국회 국정감사(국감)가 10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정운영에 대한 국회 감사를 받는 자리인 국감에서는 문제시되는 여러 현안과 함께 그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증인'들에 큰 관심이 쏠린다.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도 마찬가지다. 앞서 과방위 국장감을 가장 뜨겁게 달굴 증인으로는 첫 출석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꼽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김 의장에 대한 질문 공세는 펼쳐지지 않았다. 지난해 '네이버 국감'으로 불릴 정도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것과 대조적이었다. 다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김 의장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들 의원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을 언급하며 김 의장을 압박했다.

과방위는 이날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서 국감을 진행했다. 이번 국감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이 GIO·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조성진 LG전자 부회장·박정호 SK텔레콤 사장·황창규 KT 회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거물들이 다수 증인으로 채택됐다. 구글·페이스북·애플 등 글로벌 ICT 기업 한국법인 대표들도 출석이 예정돼 있었다.

특히 김 의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이유는 국감장에 처음 모습을 보이는 데다 출석 통보를 받은 증인들이 대다수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앞서 다른 증인들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날 국장감에 나타난 인물은 김 의장과 황 회장, 그리고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대표뿐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이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쟁점화하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사진은 국정 감사를 준비하고 있는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이성락 기자

예상과 달리 김 의장에 대한 집중 질문 공세는 없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국장감에 도착한 김 의장은 '가짜뉴스' '모바일 화면 개편'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뒤 오히려 국감 내에서는 별다른 질문을 받지 않고 대기했다. 첫 질문 포문을 연 건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2조8000억 원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김 의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박 의원은 김 의장의 카지노 출입 문제를 거론했다. 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사건 이후 네이버는 개선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다음은 그런 게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카지노는 사생활 부분이라 답변하기 어렵다"며 "매크로를 통한 댓글 조작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음도 관련 보안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의장은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을 사실상 독차지했다. 질문의 중심에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 있었다. 윤상직 의원은 "포털이 여론 조작의 온상이 됐다"며 "포털 기업 스스로가 드루킹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국민들께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고, 정용기 의원은 "다음이 댓글 조작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사실상 방조하다가 사건이 문제가 되니까 오히려 피해자인 척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매크로 사용에 의해 댓글 조작이 발생한 것에 대해 거듭 "안타깝다"면서도 "포털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다음의 경우 처음엔 매크로에 의한 댓글 조작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그걸 인지하고 나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는 "이후 매크로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사실 김 의장에 대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문은 이미 예견됐다. 앞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이번 국감에서 쟁점화하기 위해 김 의장과 이 GIO 등 포털사 수장의 증인 채택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김 의장·이 GIO뿐만 아니라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인배 청와대 정무 비서관의 국감 증인 채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의장을 향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은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됐다. 사안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외에도 카카오의 항공권 예약 서비스 등 골목 상권 침해 문제, 카카오택시 승객 골라태우기 문제, 가짜뉴스 개선 문제 등 다양했다. 김 의장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집중 추궁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실무자와 논의를 통해 개선해나가겠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국내 매출 정보를 말할 수 없다는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의 답변에 책임감이 없다는 질타가 나왔다. /임세준 기자

사실 이날 김 의장보다 더 많은 지적과 질타를 받은 인물은 존 리 대표였다. 존 리 대표는 '구글의 세금 회피' '망 사용료 논란' '가짜뉴스 방치' 등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의 질문에 "잘 알지 못한다" "영업기밀이다" 등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도대체 알고 있는 게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구글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부끄러운 작태"라고 비판했다.

이날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구글코리아는 국내에서 4조~5조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국내 매출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면서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과 애플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국감에서 새 기업의 대표는 정확한 매출을 끝내 공개하지 않고 "한국에서 조세 납부 의무를 지키고 있다"고만 했다.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국감에 참석한 황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직원들을 동원해 모의연습을 진행한 것에 대해 "모의연습은 어느 기업이나 다 하는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황 회장은 "삼성에서는 더 심하게도 한다"며 "질서 유지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을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 수장이 경찰 조사를 받아 성명이 계속 나오는 등 'KT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명은 제2노조에서 나온다. 30명 정도의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황 회장은 '경찰 조사로 인해 CEO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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