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과방위 국감 개막…드루킹 사건 등 포털 관련 이슈 도마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난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 감사는 '네이버 국감'이었다. '은둔형 경영자'로 불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집중 질문 공세를 받았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도 참석했지만 들러리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감은 '뉴스 부당 편집' '포털의 사회적 책임' 등 포털 업계와 관련된 현안 위주로 진행됐다.
그렇다면 올해 국감은 어떨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포털 업계 이슈가 핵심이다. 이해진 GIO가 지난해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면 올해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집중 포화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 국감 출석 예정인 김범수 의장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을 받을 전망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과방위 국감은 오는 10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다. 이번 국감에서는 드루킹 사건 등 포털 뉴스 댓글 조작 논란과 포털의 정치 편향성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질의를 받을 인물은 김범수 의장이다. 김범수 의장의 국감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올해에도 국감 출석을 거부하기엔 부담이 커 증인 출석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다음의 경쟁 업체 네이버의 창업자 이해진 GIO는 이번 국감에는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해진 GIO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행사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감에서 포털 업계와 관련된 질의는 김범수 의장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범수 의장은 최근 입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등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김범수 의장은 국감에 출석해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완전히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가 조금 불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진 GIO가 국감에 출석하지 않지만 네이버도 과방위 국감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국내 최대 포털 업체인 데다 국감이 열리는 10일 모바일 메인 화면 개편 관련 발표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뉴스 메뉴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등을 첫 화면에서 없앤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와 실검은 '여론 조작에 이용되고 있다'는 이유로 정치권 일각의 타깃이 된 바 있어 이와 관련한 국감 질의가 흘러나올 수도 있다.
해외 포털 업체 구글도 자유롭지 않다. 구글은 이번 국감에서 포털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유통되는 가짜뉴스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 '국민연금 200조 원 북한 퍼주기' 등 각종 루머가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질의는 여권 의원들 입을 통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 근절을 목표로 관련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를 대상으로 한 역차별 행위가 거론될 전망이다. 구글 코리아의 경우 국내에서 정확한 매출액을 공개한 적이 없고 세금 역시 얼마를 내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일부 과방위원을 중심으로 구글세(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이다. 디지털세는 해외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과방위원들은 글로벌 ICT 업체들의 세금 문제와 함께 망 사용료 논란도 핵심 쟁점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과방위는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과 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브랜드 윤 애플코리아 영업 대표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사유서를 내지 않고 불참하는 사례도 있어 출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이번 과방위 국감에서는 포털·해외 ICT 업체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들도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쟁점으로는 ▲5G 상용화 준비 ▲보편요금제 ▲완전 자급제 ▲제4 이동통신 도입 등이 꼽힌다. 이동통신 3사 수장으로는 황창규 KT 회장이 유일하게 증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국감에도 출석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올해는 가계통신비 인하 등 민생 현안과 5G 장비를 놓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선택할지 여부에 대해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