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국정감사에서 답변할 것" 즉답 피해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번 증인 소환은 중국 에너지기업에 대한 채권 부도 사태와 관련한 것으로 한화투자증권이 해당 채권 판매를 주도했다. 이에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책임소재를 물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2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권희백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와 관련한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해당 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지상욱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융투자사나 신용평가사 모두 기업의 부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국내 금융업계가 ABCP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알고도 개인과 기관에 판매했다"며 "금융감독원이 해당 기관들에 대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외에도 나이스신용평가의 김영대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한 전단채 펀드에 포함해 해당 채권을 계속 판매한 KTB자산운용의 김대우 대표도 불러 사태에 대해 물을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함께 CERCG가 지급보증한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606억 원) 규모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 발행 판매를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스신용평가사는 CERCG에 대해 등급 평가상 우량 등급인 A2를 부여했다.
그러나 CERCG가 동반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CERCG가 보증한 자회사 채무 3억5000만 달러에 대해 만기 내 원금상환을 하지 못했고, 한화투자증권 주선으로 국내 증권사가 사들인 1억5000만 달러의 ABCP에 대해서도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들도 큰 피해를 보게 됐다. 소매시장에 팔린 해당 채권 물량만 700억 원에 가까운 상황인 데다 자산운용사 전자단기사채 펀드와 은행 신탁형태로도 판매돼 개인 피해 규모도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하다. 한화투자증권이 주선 단계에서 리스크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나이스신용평가사가 주관하면서 우량 등급을 부여해 서로 책임 소지를 미루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권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다"며 "어떤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국정감사에서 답변할 것"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